32년 만에 묘소에 놓인 이범영의 모란장
핵심 요약
이범영 의장의 32주기 추모식과 국민훈장 모란장 헌정식이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렸다. 국가보안법 저촉 이력으로 거듭 제외됐던 고인의 민주화 운동 공로가 처음으로 훈장으로 인정됐다. 유가족과 동지들은 고인의 투쟁과 인간적 면모를 돌아보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이어갈 뜻을 다졌다.
고 이범영 민주화운동청년연합·한국민주청년단체협의회 의장의 32주기 추모식과 국민훈장 모란장 헌정식이 2026년 8월 12일 오전 11시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 묘역에서 열렸다. 유가족과 장영달 전 국회의원, 이래경 국민주권전국회의 상임의장, 이기동 전 한청협 부의장, 이원영 한양대 교수,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 등이 고인의 삶을 기렸다.
이번 모란장은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고인의 공로를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첫 훈장이다. 고인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통해 여러 차례 추천됐지만 국가보안법 저촉 이력 때문에 심사 마지막 단계에서 번번이 제외됐다. 참석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추모식을 시작했고, 장영달 전 의원은 민청련 창립과 투쟁 현장을 돌아보며 민주화 운동에는 끝이 없다는 고인의 정신을 후대에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1955년생인 이 의장은 서울대 법대 재학 중이던 1976년 12월 박석운·백계문과 함께 유신헌법과 긴급조치 철폐를 요구하는 학생 시위를 주도했다. 이후 2년 6개월간 옥고를 치렀으며, 1980년대에는 민청련 집행국장과 의장을 맡았다. 6월 항쟁 뒤에는 전국청년단체대표자협의회와 한청협 의장으로 활동하다가 담도암으로 투병했고, 1994년 8월 12일 세상을 떠났다.
양춘승 상임이사는 대학 시절 고인과 토론하며 삶의 생각과 골격을 세웠던 기억을 꺼냈고, 이기동 전 부의장은 지리산 요양 시절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고 주역을 공부하던 고인의 면모를 되새겼다. 부인 김설이 여사는 지난 32년 동안 가족의 울타리가 돼 준 동지들이 국가보다 먼저 고인에게 훈장을 준 셈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참석자들은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른 뒤 묘소에 헌화하고 분향하며 추모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