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명이 빚은 ‘투란도트’, 효율 너머의 무대
핵심 요약
예술의전당 오페라 ‘투란도트’가 티켓 오픈 3주 만에 4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무대 인원 150명을 포함해 오케스트라와 스태프 등 약 300명이 대형 프로덕션에 참여했다. 관객의 환호는 효율성만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공연예술의 가치와 수요를 확인시켰다.
AI로 최소 투입과 최대 산출을 추구하는 흐름 속에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른 오페라 ‘투란도트’는 공연예술의 가치를 수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출연진과 제작진의 역량이 집약된 이번 무대는 티켓 판매를 시작한 지 3주 만에 네 차례 공연의 전 좌석이 매진됐고, 회당 2300석을 채운 관객은 막이 내린 뒤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이번 작품은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활동해 온 테너 백석종의 국내 오페라 데뷔 무대로도 관심을 모았다. 무대에 오른 인원만 150명에 달했으며 오케스트라 단원과 스태프를 더하면 전체 참여 인력은 300명에 가까운 대형 프로덕션이었다. 수백 명이 두 시간 남짓한 공연을 위해 각자의 재능과 노력을 모은 셈으로, 효율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산업의 기준에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제작 방식이다.
공연예술과 과학을 함께 탐구한 사례도 적지 않다.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연구한 프랑스 물리학자 에밀리 뒤 샤틀레는 자신의 성에 극장을 만들고 직접 오페라를 올렸다. 화학자이자 의사였던 알렉산드르 보로딘은 오페라와 발레를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작곡가로 이름을 남겼다. 양자물리학자이자 로봇공학자인 메리트 무어는 프로 발레리나로 활동하며 과학과 무용을 결합한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올해 초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토크쇼에서 발레와 오페라를 더는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 분야라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일으킨 장면과 달리, ‘투란도트’의 매진과 관객 반응은 이들 장르를 향한 수요가 여전히 존재함을 드러냈다. 공연예술은 다수의 사람이 하나의 완성도를 위해 장기간 협업해야 한다는 점에서 노동집약적이지만, 그 과정과 현장에서 생기는 감동은 효율만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인간 고유의 경험이라는 의미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