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진실화해위, 기록 부족해도 정황까지 살펴 해외입양 조사
핵심 요약
3기 진실화해위가 해외입양 조사에서 기록 부족에도 정황까지 살피는 원칙을 세웠다. 2기에서 증거 부족으로 중지된 311건을 다시 조사하며 조사 중지 최소화를 목표로 한다. 장영수 상임위원은 원본 기록 확보와 적극적 현지조사 확대를 강조했다.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해외입양 사건 조사에서 '증거와 정황을 함께 보는 원칙'을 세웠다. 해외입양 조사를 총괄하는 장영수 상임위원은 14일 인터뷰에서 기록이 없다고 사건을 종결할 수 없지만, 신청인의 주장만으로 국가 책임을 인정할 수도 없다며 두 원칙 사이에서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기 진실화해위는 해외입양 사건 367건 중 56건에 대해서만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311건은 증거 부족으로 조사 중지했다. 3기는 이 중지된 사건부터 다시 조사할 예정이다.
장 위원은 2기 조사가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가 충분한 사건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3기에서는 조사 중지 사건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법학자로서 최소한의 객관적 근거는 필요하지만, 40~50년 전 사건에서 완벽한 증거 보존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시대적 상황과 관련 정황을 함께 살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기에서는 조사관이 직접 증거를 찾는 적극적 조사를 확대하고, 해외 입양인과 참고인 조사에 화상회의를 활용하며, 현장 확인이 필요한 사건은 여러 건을 묶어 해외 현지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부터 1999년까지 이어진 해외입양은 길게는 70여 년 전의 일로, 상당수 기록이 허위로 작성되거나 존재하지 않아 그 자체가 진실규명 대상이 되고 있다. 2기에서는 정보 부족을 이유로 42건이 진실규명 대상에서 제외되자 입양인 단체들은 기록 보존 책임이 국가와 입양기관에 있다며 반발했다. 장 위원은 홀트아동복지회 등 해외입양 알선기관의 원본 기록 확보가 조사의 절반이라며, 현재는 자료 제출 강제 권한이 없어 기관의 자발적 협조가 중요하고 필요시 보건복지부 등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3기 진실화해위는 지난 2월 출범했지만 시행령 개정 지연으로 조사3국이 아직 조직을 꾸리는 단계이며, 조사관 충원은 오는 10월을 목표로 순차 진행 중이다. 장 위원은 한정된 인력과 예산 속에서도 신청된 사건은 끝까지 조사해 결론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요구하는 불법입양 전수조사에 대해서는 공식 통계만 16만8000여 명에 달해 현재 인력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중대한 인권침해 사안은 직권조사를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기 진실화해위가 지난해 해외입양 과정 인권침해를 규명하며 권고한 입양 정보 제공 시스템 개선 등에 더해, 3기에서는 입양인의 기록 접근권 보장 등 구체적 제도 개선 권고가 나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