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의 고립, 한 가족이 마주한 뒤늦은 치료
핵심 요약
조현병 증상을 보인 마사코는 가족의 판단으로 25년간 적절한 정신과 치료를 받지 못했다. 2008년 약물치료를 시작한 뒤 석 달 만에 상태가 호전됐고, 감독은 늦어진 치료를 가장 크게 후회했다. 가족의 고립과 돌봄을 기록한 작품은 8월 7일 한국 누적 관객 3만7696명을 기록했다.
후지노 도모아키 감독의 일본 다큐멘터리 ‘우리는 무엇을 했어야 했나?’는 조현병을 앓은 누나 마사코와 가족이 보낸 20여 년을 기록한다. 의대생이던 마사코는 1983년 처음 증상을 보였지만, 의학 연구자인 부모는 정신과 치료를 택하지 않았다. 가족은 병을 감당할 수 있다는 믿음과 사회적 낙인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문을 잠근 채 그를 집 안에서 돌봤다.
후지노 감독은 1983년부터 가족의 대화를 녹음했고 2001년에는 영상 촬영을 시작했다. 2011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극적인 음악과 해설 없이 명절마다 집에서 포착한 장면을 시간순으로 배치한 영화에는 늙어가는 부모와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마사코가 담겼다. 어머니는 딸이 여전히 의학을 공부한다고 말했고, 아버지는 중년이 된 딸에게 의학 서적을 사주면서도 외출을 막았다.
전환점은 발병 25년 뒤인 2008년에 찾아왔다. 마사코는 처음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물치료를 시작했으며, 석 달 만에 증상이 호전돼 집 밖으로 나가 일상을 누렸다. 그 생활은 몇 년간 이어졌고 마사코는 2021년 암으로 숨졌다. 감독은 급성 증상이 나타났을 때 곧바로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데려갔어야 했다며, 부모를 설득하는 데 25년이 걸린 일을 가장 큰 후회로 남겼다.
감독은 당시 치료 수준의 한계와 정신병원에 대한 불신과 공포, 정신질환자를 가족으로 둔 데 따른 낙인, 진료 기록을 남기지 않고 직접 낫게 하려던 부모의 생각이 치료를 막았다고 봤다. 작품은 병의 원인이나 의학 지식을 설명하기보다 고립 이후 한 사람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응시한다. 7월 29일 한국에서 개봉한 뒤 엿새 만에 관객 3만 명을 넘겼고, 8월 7일 누적 3만7696명으로 박스오피스 7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