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냉방에도 판로 막힌 용인 화훼농가
핵심 요약
용인 화훼농가들이 폭염 속에서 작물을 지키기 위해 냉방시설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호접란 농가의 월 전기요금이 2500만 원에 이르는 가운데 소비 위축으로 판매가격도 생산 원가를 밑돌고 있다. 2024년 폭설 피해가 복구되지 않은 농가가 남아 있고 폭염 장기화에 따른 다른 작물의 생육 저하도 우려된다.
경기도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고 재난안전대책본부 대응 단계가 비상 2단계로 높아진 가운데 용인 화훼농가들이 24시간 냉방으로 작물을 지키고 있다. 연일 섭씨 35도를 웃도는 더위 속에서 냉방비 부담과 화훼 소비 위축이 동시에 겹치며 농가의 경영난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호접란을 재배하는 농가는 차광망과 부직포, 비닐 커튼을 겹쳐 온실 내부를 암막 상태로 만들고 에어컨을 쉬지 않고 돌리고 있다. 고온에 취약한 호접란의 생육 환경을 섭씨 25도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박승동 용인시화훼연합회장이 운영하는 농가의 한 달 전기요금은 2500만 원에 이르며, 이는 봄·가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치솟은 전기요금보다 더 큰 부담은 경기 침체로 막힌 판로다. 김선희 용인시농업기술센터 작물환경팀장은 최근 화훼 물량이 제대로 판매되지 않는 상황을 농가의 핵심 어려움으로 꼽았다. 생활 필수품보다 소비 우선순위가 낮은 꽃의 수요가 줄면서 재배한 상품을 출하해도 판매가격이 생산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4년 11월 폭설의 상처도 남아 있다. 당시 하우스가 무너진 뒤 아직 시설물을 철거하지 못했거나 철거를 마치고도 재건하지 못한 농가가 있다. 다른 작물에서는 뚜렷한 폭염 피해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더위가 8월 중·하순까지 지속되면 생육 지연과 상태 악화가 나타날 수 있다.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전체 수확량 감소도 예상되는 만큼 농업 당국은 피해 추이를 살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