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집행 멈춘 레바논, 사형 법률서도 삭제
핵심 요약
레바논 의회가 사형제를 폐지하고 가중 노역을 수반하는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2004년 이후 사형 집행이 중단됐지만 올해 1월 말 기준 사형수 85명이 남아 있었다. 법안은 대통령 승인과 서명을 거쳐 발효되며 국제규약 제2 선택의정서 비준 절차도 남아 있다.
레바논 의회가 11일 사형제를 전면 폐지하고 기존 사형을 가중 노역을 수반하는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2004년 1월 이후 22년 동안 사형 집행을 중단해 온 레바논은 법률에 남아 있던 사형 조항까지 없애며 중동에서 처음으로 사형제를 공식 폐지한 국가가 됐다.
법안은 전체 의원 128명 가운데 무장 정파 헤즈볼라 소속 의원들을 제외한 과반의 찬성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일부 수정안도 최종안에 반영됐다. 표결에 참석한 아델 나사르 법무부 장관은 이번 결정을 역사적 진전으로 평가했고, 사형제 폐지 운동을 이어온 레바논 시민단체와 인권단체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레바논은 사형 집행을 멈춘 뒤에도 법률상 제도를 유지해 법원이 수십 건의 사형을 선고했고, 실제 형 집행은 유예되거나 형량이 줄었다. 올해 1월 말 기준 사형수는 85명이다. 폐지 입법은 지난해 10월 의원 7명이 법안을 의회 인권위원회에 제출하면서 본격화됐고, 정부도 11월 찬성 의견을 냈다. 법안은 올해 2월부터 인권위원회와 법사위원회, 합동위원회 심사를 차례로 거쳤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중동의 다른 국가에도 동참을 촉구했고, 헤바 모라예프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국장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번 결정을 지지했다. 법안은 대통령의 승인과 서명을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사형제 폐지를 국제 인권법상 되돌릴 수 없는 조치로 확립하기 위해서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 선택의정서 비준 절차가 남아 있다. 전쟁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와 사회적 혼란을 겪는 가운데 이뤄진 결정이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