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의 유럽 개기일식에 안경·숙소 품귀
핵심 요약
20여 년 만의 유럽 본토 개기일식을 앞두고 관측용 안경이 유럽 각국에서 품귀를 빚었다. 주요 관측지의 숙박비가 두 배 수준으로 뛰고 스페인에는 해외 관광객 46만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약 2분간 이어질 개기일식을 안전하게 보려면 태양 관측용 보호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12일 늦은 오후 북극해에서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대서양을 지나 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로 이어지는 지역에서 개기일식이 관측될 예정이다. 20여 년 만에 유럽 본토에서 볼 수 있는 개기일식을 앞두고 관측용 안경을 구하려는 행렬이 길어졌고, 일식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장소를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유럽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영국 그리니치 왕립 천문대는 11일 오전 주문이 전례 없이 몰리면서 관측용 안경이 모두 팔렸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런던에 사는 로즈 아사프(29)는 새벽 2시께 택시를 타고 편의점을 찾았지만 이미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공항을 통해 추가 물량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한 시간 넘게 기다렸고, 재고 정보를 나누는 왓츠앱 그룹에는 약 7000명이 참여했다. 프랑스의 약국·안경점·슈퍼마켓에서도 재고가 거의 사라졌으며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도 품귀가 빚어졌다. 일부 상인은 가격을 올려 불만을 샀다.
관측 열기는 숙박과 교통 수요로 번졌다.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의 이날 밤 호텔 객실 평균 숙박비는 1000달러를 넘어 전년의 두 배 수준으로 올랐다. 주요 관측지인 스페인에서는 산과 해변에 인파가 집중돼 화재 위험이 커질 가능성을 당국이 살피고 있다. 스페인에는 일식을 보려는 해외 관광객 46만 명이 방문하고 차량 통행량도 약 150만 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대부분 지역에서 개기일식이 이어지는 시간은 약 2분으로 전망된다. 이 짧은 시간 동안 하늘이 어두워지고 기온이 크게 내려가며, 새와 벌을 비롯한 동물은 활동을 멈추거나 줄이는 반응을 보인다. 다만 개기일식이 시작되기 전 태양을 맨눈으로 바라보면 위험해 판지와 폴리에스터 필름으로 만든 특수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이 안경은 눈을 손상할 수 있는 태양 스펙트럼 일부를 걸러낸다. 1999년 개기일식 때는 관측 뒤 시력 문제를 겪은 사람이 약 70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