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현장에서 확인한 부모의 변화와 힘
핵심 요약
20여 년간 아이들을 만난 현장에서는 부모의 변화와 가능성도 확인됐다. 부모는 비난과 육아의 부담 속에서도 아이를 위해 자신의 필요를 뒤로 미룬다.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용기와 이타성, 강인함을 발견하고 역할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된다.
오은영 박사는 20여 년간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와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등 방송 프로그램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와 부모를 만나 원인을 살피고 육아의 지침을 제시해 왔다. 조언은 따뜻한 위로부터 단호한 지적까지 다양했지만, 이를 받아들인 부모들은 아이를 돕기 위해 행동을 바꿨다. 방송의 중심에는 주로 아이의 변화가 놓였으나, 현장에서 확인된 또 하나의 핵심은 부모가 보여준 변화와 가능성이었다.
어려움을 가진 아이의 부모에게 책임을 돌리는 경솔한 말은 깊은 상처를 남긴다. 방송 출연 뒤 쏟아질 수 있는 비난을 예상하면서도 부모들이 공개적인 도움을 구하는 배경에는 아이를 향한 사랑이 자리한다. 아이가 열이 나 응급실을 찾은 밤에는 잠과 식사를 미룬 채 체온을 재고 물수건을 갈며 약을 먹인다. 열이 내린 뒤에야 안도하고 잠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모습은 부모가 자신의 필요보다 아이를 앞세우는 순간을 보여준다.
출산 과정에서 죽음의 문턱에 이를 만큼 위태로운 상황을 겪는 산모도 있지만, 보상이나 타인의 평가 때문이 아니라 아이를 지키려는 마음으로 끝까지 버틴다. 부모가 된 뒤에는 이전이라면 포기했을 고통과 번거로움을 견디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깨닫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새롭게 찾고, 스스로 알지 못했던 용기와 이타성, 강인함을 발견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육아의 현실은 늘 즐겁거나 평탄하지 않다. 가정마다 정도는 다르지만 몸의 피로와 시간 부족, 경제적 부담을 겪고 자신을 위한 시간과 비용도 줄어든다. 개인의 일을 뒤로 미뤄야 하는 상황에서도 아이를 잘 키우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면서 부모는 자신을 넘어서는 힘을 낸다. 아이가 하루하루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에는 부모의 지속적인 돌봄이 놓여 있는 만큼, 부모 스스로 역할의 가치와 자긍심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가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