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문학비평지, 전환기의 위기를 묻다
핵심 요약
계간 《현대예술비평》이 1991년 여름 도서출판 청하에서 창간됐다. 창간호는 포스트모더니즘과 세계문학·한국문학, 비평사와 사회를 폭넓게 다뤘다. 창간사는 급속한 체계 변화가 불러온 주체의 혼란과 위기를 핵심 문제로 제시했다.
계간 문학비평지 《현대예술비평》이 1991년 여름 도서출판 청하에서 창간됐다. 발행 겸 편집인은 장석주, 주간은 우남식이 맡았다. 편집위원에는 김욱동·김희영·장진길·장석주가 참여했고, 이선영이 편집과장으로 실무를 담당했다. 창간호는 1990년대의 세계사적 전환과 급속한 변화 속에서 문학비평이 마주한 새로운 현실을 주요 문제로 제시했다.
창간호에는 좌담 ‘전환기의 문학비평’을 비롯해 특집 ‘포스트모더니즘’, ‘오늘의 세계문학’, ‘새로 쓰는 비평사’, ‘한국문학의 재조명’, ‘문학과 사회에 관한 에세이’ 등이 실렸다. 비평의 개념과 언어를 정리하는 ‘비평용어사전’ 연재도 시작했다. 세계문학과 한국문학, 비평사와 사회적 논의를 한 권에 배치해 전환기 문학을 여러 방향에서 살피는 구성을 갖췄다.
장석주는 창간사에서 20세기 말에 접어든 1990년대를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대전환의 시기로 규정했다. 소비와 여가 같은 일상의 모습이 달라지는 동시에 세계의 정치 체제가 수정되거나 폐기되며 재편되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변화가 속도를 높일수록 의식은 흔들리고 미래에 대한 전망은 흐려지며, 삶의 내용뿐 아니라 이를 규정해 온 제도와 체계까지 바뀐다고 봤다.
창간사가 주목한 핵심은 새롭게 등장한 포스트모던 현실과 삶의 구조를 과거의 이성 중심 체계만으로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기존의 이해 방식과 규범이 효력을 잃는 가운데 중심의 와해, 자아의 분열, 전통적 문화양식의 해체, 희망의 소진과 니힐리즘, 진실의 파편화와 전망의 부재가 나타난다고 짚었다. 《현대예술비평》은 이러한 불확정성 속에서 빚어지는 주체의 혼란과 위기를 창간호의 비평적 과제로 부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