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유신정국 담긴 미국 비밀문서 공개
핵심 요약
1974년 유신정국을 기록한 주한미국대사관 비밀 문서가 처음 온라인에 공개된다. 문서에는 육영수 여사 서거 이후 박정희 정부가 강경 기조를 강화할 것이라는 미국 측 판단이 담겼다. 긴급조치 1·2호와 민주화 요구, 김대중 재판, 민청학련 사건 관련 기록도 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1974년 유신정국과 박정희 정부 내부를 관찰한 주한미국대사관의 비밀 문서가 처음 온라인에 공개된다. 국사편찬위원회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수집한 비밀 문서 51개와 문서철 1200여 건을 11일 공개한다고 밝혔다. 자료에는 박정희 대통령 저격 미수 사건 이후 정권의 움직임과 사회 전반의 반응을 기록한 외교 전문도 포함됐다.
육영수 여사가 서거한 지 닷새 뒤인 1974년 8월 20일 작성된 전문은 박 대통령이 온건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 안보와 자신의 안전을 위해 확고하고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확신이 이전보다 커질 것이라는 판단도 담겼다. 대사관은 이와 함께 당시 사회의 대응과 정권 내부 동향을 미 국무부에 상세히 보고했다.
공개 자료는 1974년 1월 유신헌법 비방 등을 금지한 긴급조치 1·2호의 결정 과정도 보여준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조치 시행 전 박 대통령의 결정에 관한 언질을 전혀 받지 못한 상태였다. 이후 작성한 보고 전문에서는 박 대통령이 절제에서 벗어나 탄압으로 급격히 방향을 바꿨다고 평가해, 미국 측도 긴급조치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이번 자료는 전문과 보고서, 비망록 등으로 구성됐으며 최근 비밀에서 해제됐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지난 3월 현지 수집을 마친 뒤 문서 목록을 정리해 공개 준비를 진행했다. 기록에는 긴급조치와 저격 미수 사건뿐 아니라 사회 각계의 민주화 요구, 김대중 재판, 민청학련 사건도 담겨 있어 1974년 한국의 정치·사회 상황과 미국 대사관의 당시 인식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