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삼청교육대 강제수용 피해, 국가 책임 인정
핵심 요약
만 17세 때 삼청교육대에 강제 수용된 A씨가 국가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법원은 위헌·무효인 계엄 포고에 근거한 영장 없는 검거와 수용을 불법행위로 판단했다. 국가가 A씨의 정신적 손해에 대해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전두환 신군부 시절 만 17세의 나이로 삼청교육대에 강제 수용됐던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4단독 이회기 판사는 최근 국가가 A씨에게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A씨는 지난해 국가의 불법 체포와 수용으로 피해를 봤다며 3000만원 규모의 배상을 청구했다.
A씨는 1980년 8월 4일 고향 친구들과 길을 걷던 중 별다른 이유 없이 부여경찰서로 강제 연행돼 유치됐다. 이후 육군 제2327부대에 설치된 삼청교육대에 들어가 순화교육을 받고 같은 달 19일 퇴소했다. 삼청교육대피해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는 2007년 A씨가 교육 과정에서 상이를 입고 후유증으로 노동력을 잃었다고 인정해 일실수익 보상금 100여만원을 지급했다.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는 사회악을 없애고 순화교육을 실시한다는 명분으로 1980년 7월 29일 삼청계획 5호를 마련했다. 이어 같은 해 8월 4일 구 계엄법 제13조상 계엄사령관의 조치로 계엄 포고 제13호가 발령됐다. 군과 경찰은 계엄사령부의 지휘 아래 체포·구속영장 없이 6만여명을 검거했고, 이 가운데 약 4만명을 군부대의 삼청교육대에 수용해 순화교육과 근로봉사, 보호감호를 시행했다.
재판부는 당시 계엄 포고가 헌법과 법률이 요구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영장주의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위헌·무효인 포고를 근거로 A씨를 영장 없이 붙잡아 수용한 행위가 인간의 존엄과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한 불법행위라고 봤다. A씨가 겪은 육체적·정신적 고통과 이후 사회·경제 활동에서 받았을 상당한 지장, 조직적 인권 침해의 재발 억제 필요성, 유사 사건의 위자료 수준을 함께 고려해 배상액을 1500만원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