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ELW 시장 붕괴 교훈, 레버리지 ETF 규제에 되살아나
핵심 요약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ETF 규제가 16년 전 ELW 시장 붕괴를 떠올리게 한다. ELW는 2010년 정점 후 2·3차 건전화 방안으로 거래가 급감해 사실상 고사했다. 이번 규제가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라는 목표를 달성할지 주목된다.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고강도 규제를 예고하면서 16년 전 ELW(주식워런트증권) 시장의 실패 사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0년 금융위원회는 ELW 시장 건전화를 위해 1차 방안을 발표했지만, 이후 2·3차에 걸친 규제 강화는 시장 과열을 잠재우는 대신 거래를 사실상 붕괴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 레버리지 ETF 열풍에 대한 규제 논의가 증권가의 촉각을 곤두서게 하는 이유다.
국내 ELW 시장은 2005년 12월 개설된 이후 소액으로도 콜·풋 옵션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ELW 거래대금은 급증해 2009년 일평균 8523억원, 2010년 1조6374억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같은 해 7월에는 일평균 100차례 이상 거래한 계좌가 전체 거래대금의 91.2%를 차지하는 등 투기 과열이 심화됐고, '도이치 옵션쇼크'가 파생상품 전반에 대한 경계심을 높였다.
금융당국은 2010년 10월 1차 건전화 방안을 내놓았지만 거래대금 감소 효과가 미미하자, 2011년 5월 기본예탁금을 1500만원으로 올리는 2차 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2012년 3월에는 LP(유동성공급자)가 시장스프레드 15% 초과 시에만 호가를 제출하도록 한 3차 방안을 시행했다. 그 결과 일평균 거래량은 20억~80억주에서 10억주 아래로 급락했고, 발행사는 2010~2011년 24곳에서 2014년 10곳, 2023년 3곳으로 줄어 시장이 사실상 고사했다.
ELW 시장 붕괴는 증권사와 투자자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스캘퍼(초단타매매자)에게 DMA 서비스를 제공한 12개 증권사는 전현직 대표가 부당거래 혐의로 기소되는 등 3년 넘는 법적 공방을 겪었고, 외국계 증권사들은 시장을 잃은 데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레버리지 ETF 규제가 과거 ELW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지만, 시장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