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시간 바그너 대작, 4시간 무대에 응축
핵심 요약
바그너의 15시간 대작 ‘니벨룽의 반지’가 약 4시간의 하이라이트 공연으로 재구성됐다. 성악가 14명과 100여 명의 오케스트라, 영상 해설과 무대 동선이 압축된 서사를 채웠다. 서울 공연에 이어 오는 14일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다시 무대에 오른다.
리하르트 바그너의 4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가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약 4시간 분량의 하이라이트 공연으로 펼쳐졌다. 인터미션 30분을 포함한 압축 무대였지만 인물과 사건의 연결을 유지해 15시간이 넘는 원작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짚어냈다. 성악가 14명과 100여 명의 오케스트라가 음악과 극을 함께 이끌었다.
공연 전 스크린에 전체 줄거리를 제시하고 공연 중에도 장면과 사건의 흐름을 화면으로 안내해 복잡한 인물 관계와 신화적 세계관의 이해를 도왔다. 성악가들은 보면대 앞에 머무르지 않고 악보를 보며 무대와 합창석을 오갔다. 시선과 몸짓, 등장과 퇴장으로 인물의 대립과 관계를 표현해 별도 무대장치가 없는 콘서트홀에 극적 움직임을 더했다.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그프리트’, ‘신들의 황혼’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절대적인 힘을 지닌 반지를 둘러싼 욕망과 배신, 사랑과 파멸을 그린다. 올해는 4부작 전편 초연 150주년이다. 알베리히와 하겐 역의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은 악보 없이 표정과 동선을 활용해 두 인물의 욕망과 악의를 드러냈고, 지휘자 아드리앙 페뤼숑과 함께 공연을 기획해 전체 흐름의 중심을 잡았다.
보탄 역은 ‘반지’ 전작에 참여한 바리톤 최인식이 맡았고, 베를린 필하모닉과 ‘라인의 황금’에서 도너를 연기한 바리톤 김기훈이 같은 배역으로 무대에 섰다. 바그너 작품에 처음 도전한 테너 김재형과 소프라노 이명주는 각각 지그프리트와 브륀힐데를 소화했다. 100여 명의 연주자가 빚은 웅장한 선율과 유도동기는 생략된 장면을 음악으로 연결했다. 공연은 오는 14일 경기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한 차례 더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