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의 간극, 전미도가 빚은 두 얼굴의 니나
핵심 요약
전미도가 15년 만에 ‘갈매기’의 니나로 돌아와 8년 만의 연극 무대에 섰다. 순수한 소녀에서 실패와 상실을 견딘 배우로 변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공연은 8월 31일까지 티켓링크 1975 씨어터에서 계속된다.
전미도가 안톤 체호프의 연극 ‘갈매기’에서 15년 만에 니나 역을 다시 맡아 순수한 열망이 상실을 거쳐 단단한 의지로 변하는 과정을 펼쳐 보인다. 지난 9일 개막한 이번 작품은 2018년 ‘오슬로’ 이후 8년 만의 연극 복귀 무대다. 공연은 오는 31일까지 티켓링크 1975 씨어터에서 이어진다.
극 초반의 니나는 무대를 꿈꾸며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생기 넘치는 소녀다. 그러나 도시에서 사랑과 꿈의 실패를 겪고 돌아온 뒤에는 움츠러든 몸, 힘이 빠진 목소리, 흔들리는 눈빛을 지닌 인물로 달라진다. 전미도는 절망을 털어놓으면서도 배우로 살아가겠다는 뜻을 놓지 않는 니나를 통해 희망과 고통이 교차하는 변화를 선명하게 그린다.
‘갈매기’는 새로운 예술을 좇는 뜨레쁠레프와 배우를 꿈꾸는 니나를 중심으로 사랑과 예술, 성공을 갈망하는 인간들의 좌절을 담는다. 어머니 아르까지나의 인정을 원하는 뜨레쁠레프는 자신의 연극에 연인 니나를 세우지만, 니나는 유명 작가 뜨리고린에게 끌린다. 도시로 떠난 니나는 실패와 상실을 안고 돌아와 여전히 인정과 사랑을 갈구하는 뜨레쁠레프와 재회한다.
춤을 닮은 움직임은 인물 사이의 감정과 관계를 드러내고,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물이 차오르는 무대는 방황하는 이들의 내면을 시각화한다. 객석에서는 우스꽝스러운 삶의 단면에 웃음이 나오지만, 엇갈린 사랑과 성공에 대한 불안, 질투와 공허가 겹치면서 정서는 무거워진다. 아르까지나와 뜨리고린, 소린, 마샤, 메드베젠꼬까지 각자의 욕망과 결핍에 매인 인물들은 관객에게 닮은 모습을 비추며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