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표류한 사회연대경제법, 국회 문턱에
핵심 요약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이 약 13년 만에 국회 통과를 위한 마지막 절차에 들어갔다. 법안은 다양한 사회연대경제 조직에 공통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정책 원칙을 세운다. 현장은 돌봄과 일자리 등 국가와 시장이 채우지 못한 영역에서 공동체 방식의 대안을 운영해 왔다.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소셜벤처에 공통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이 약 13년 만에 국회 통과를 위한 마지막 절차에 들어갔다.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은 지난달 30일 본회의 안건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8월 국회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본법은 여러 부처와 개별 법률에 흩어진 사회연대경제 정책을 하나의 원칙과 방향 아래 묶는 내용이다. 2014년 19대 국회에서 여야 의원 142명의 서명으로 처음 발의됐으나 무산됐고, 20대와 21대 국회에서도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유엔과 국제노동기구, 경제협력개발기구는 각국 정부에 이 분야의 제도적 지원을 권고해 왔지만 국내 입법 과정은 이념 논쟁과 정쟁을 넘지 못했다.
사회연대경제 조직들은 시장이 철수하거나 공공서비스가 닿지 않는 곳에서 돌봄과 일자리, 먹거리, 주거 문제를 맡아왔다. 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과 돌봄 협동조합은 외부 주주에게 이윤이 빠져나가지 않는 구조를 바탕으로 지역 주민이 운영과 결산에 참여하는 돌봄기관을 만들어왔다. 가까운 거리에서 얼굴을 아는 이웃이 운영하고 이용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 확인하기 어려운 돌봄의 품질을 관계와 참여로 뒷받침하는 방식이다.
수익성이 낮은 버스 노선과 병원, 은행이 지역에서 사라지는 시장의 선택은 고령화와 지역소멸의 부담을 취약한 주민에게 남긴다. 현장의 조직들은 기후위기와 초고령화까지 국가나 시장이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공동의 자원과 책임으로 대응해 왔다. 지난 정부의 예산 삭감 속에서도 활동을 이어왔지만, 부처별 제도 아래 법적 지위가 불분명한 상태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 입법은 국가와 시장의 빈자리를 채운 경제 주체들을 제도 안에 자리매김할지를 가르는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