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청년주택 시행착오, 해법은 ‘안심 정주’
핵심 요약
서울 청년주택 정책은 주거 품질과 가격, 지역사회 합의에서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임대료 외 관리비를 포함한 총주거비와 안전한 계약의 중요성이 커졌다. 향후 정책은 공급량보다 청년의 부담과 삶의 질, 안심 정주를 함께 보장해야 한다.
지난 13년간 추진된 청년주택 정책은 공급량과 입지에 집중하는 동안 주거의 질, 실제 부담액, 지역사회와의 공존, 계약 안전성을 충분히 챙기지 못했다. 최근 서울 일부 청년안심주택 단지에서 보증금 미반환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쾌적하고 저렴한 주택에 앞서 안전한 계약과 사업자 관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과제가 선명해졌다.
2013년 행복주택은 오류·가좌·공릉 등 철도 유휴부지에 소형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출발했지만, 주택만 집중되면 고립과 슬럼화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에 직면했다. 철도 위에 상업·주거·교육시설과 도로·녹지를 함께 배치해 기존 도시와 연결한 파리 리브고슈는 비교 대상이 됐다. 목동 유수지 사업은 안전·교통·교육 등을 둘러싼 주민 반대가 2년 넘게 이어진 끝에 2015년 지구 지정이 해제됐다.
2016년 시작된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은 교통과 편의시설이 좋은 입지로 호응을 얻었지만, 민간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85~95%에 달해 청년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는 이후 일부 물량을 매입해 임대료를 낮추는 방식을 도입했다. 종로구의 호텔 개조형 청년주택도 공실 활용이라는 취지와 달리 식사·청소·가구 대여 비용이 더해져 논란이 됐고, 명목 임대료가 아닌 관리비와 부대비용을 합친 총주거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문제를 드러냈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청년안심주택으로 개편되면서 전용면적을 넓히고 천장고를 높여, 1인 가구의 집은 작아도 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좋은 입지와 편의공간을 갖춘 일부 단지에서도 보증금 문제가 불거져 최소한의 주거 품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 앞으로는 공간 효율성과 삶의 질, 사업성과 청년 부담, 개발 속도와 사회적 합의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 청년의 수요와 공동체의 공감을 바탕으로 안심하고 정주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