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 정비시장, 대형 건설사 ‘선택과 집중’
핵심 요약
서울 핵심 정비사업 입찰에서 대형 건설사의 단독 응찰이 이어지고 있다. 성수3지구와 목동10단지는 각각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만 참여해 유찰됐다. 높은 입찰 비용과 수주 실패 위험으로 선택과 집중 기조가 확산하고 있다.
서울 성수·여의도·목동에서 공사비 합계가 10조원에 육박하는 정비사업 입찰이 이달 잇따라 마감된다. 대형 사업장이 동시에 시장에 나왔지만 건설사끼리 맞붙는 구도는 좀처럼 형성되지 않고 있다. 수익성과 수주 가능성을 우선해 이미 준비해 온 사업장에 인력과 비용을 집중하는 선별 수주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10일 마감된 성수3지구 재입찰에는 삼성물산만 참여해 1차 입찰에 이어 다시 유찰됐다. 조합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사업은 공동주택 2213가구 등을 짓는 것으로 예정 공사비가 1조8275억원이다. 삼성물산은 포스터+파트너스와 한강 조망을 살린 설계를 준비해 왔다. 같은 날 공사비 2조6135억원 규모의 목동10단지도 현대건설의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한국토지신탁은 재입찰을 추진하며, 2차에도 단독 응찰이면 수의계약 전환이 가능하다.
대형 정비사업 수주전에는 수백억원에 이르는 입찰보증금과 설계·홍보 비용이 필요하다. 규모가 커질수록 차별화된 설계와 금융조건을 마련하는 부담도 늘어나지만, 경쟁에서 밀리면 투입 비용을 회수하지 못한 채 수주에 실패할 수 있다. 핵심 사업지 여러 곳의 일정이 겹친 상황에서 경쟁사가 장기간 준비한 현장에 뒤늦게 뛰어들기보다 승산이 높은 사업장에 역량을 모으는 판단이 확산한 배경이다.
25일 입찰을 마감하는 공사비 약 2조원의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기존 1584가구를 최고 59층, 2491가구로 재건축하는 여의도 최대 규모 사업이다. 현장설명회에 삼성물산·대우건설·GS건설·IPARK현대산업개발 등 7곳이 참석했으나 삼성물산 이외의 뚜렷한 수주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았다. 31일 마감되는 공사비 2조137억원의 성수2지구에서는 DL이앤씨가, 1조7888억원의 목동12단지에서는 GS건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다른 대형사들도 현장설명회에 참석했지만 실제 경쟁입찰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