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방위백서, 군사 장면 지우고 일상 전면에
핵심 요약
일본 정부가 2026년판 방위백서 표지에서 자위대원과 전투기, 함정 이미지를 없앴다. 도심 속 젊은이들의 일상을 내세우고 ‘전투’보다 ‘방어’를 강조하는 표현 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방위력 강화와 국민 인식 사이의 간극을 줄여 정책 수용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장사정 미사일 확충 등 방위력 강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안보정책을 전달하는 이미지와 표현을 함께 바꾸고 있다. 군사력을 직접 부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국민의 평범한 생활을 지키는 수단으로 방위력을 제시함으로써 정책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고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지난 4일 공개된 2026년판 방위백서 표지에서는 자위대원과 전투기, 함정이 모두 사라졌다. 지난해까지 사용된 군사적 장면을 대신해 유명 애니메이션 작가가 그린 도심 속 젊은이들의 평범한 일상이 배치됐다. 만화잡지를 연상시키는 표지는 방위력의 의미를 ‘싸우기 위한 힘’보다 일상을 보호하는 힘에 가깝게 인식하도록 무게중심을 옮긴 변화를 보여준다.
정책 용어에서도 같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국가방위전략에서 인공지능과 무인기, 우주·사이버·전자기파를 활용하는 현대전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전투 방식’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러나 연말로 예정된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안보 관련 3문서 개정을 앞두고는 ‘전투’ 대신 ‘방어’를 강조한 ‘새로운 방어 방식’이라는 표현이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프레임 전환은 빠르게 추진되는 방위력 강화와 국민 인식 사이의 간극을 좁히려는 시도로 읽힌다. 일본은 전후 헌법 9조와 전수방위를 안보정책의 기본 원칙으로 유지해 왔다. 이런 배경에서 반격 능력 보유와 장사정 미사일 확충은 기존 노선에서 크게 방향을 바꾸는 조치다. 표지와 용어의 변화에는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향한다는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려는 내각의 고민이 함께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