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제노동 관세로 압박하면서 자국 단속은 축소
핵심 요약
트럼프 행정부가 각국에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하는 동안 미국의 자체 단속은 급감했다. 신장 지역 관련 블랙리스트 추가가 중단되고 국경 차단 규모도 크게 줄었다. 보도 이후 국토안보부가 40여 개 중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했지만, 무역 협상과 핵심광물 우려가 단속 축소 배경으로 지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각국에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 규제를 요구하며 관세를 부과한 반면, 정작 미국 내 관련 단속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티코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후 1년 반 동안 중국 신장 지역 제품을 취급하는 기업을 겨냥한 블랙리스트에 신규 기업이 한 곳도 추가되지 않았다. 신장 지역에는 위구르족 등 100만 명이 넘는 소수민족이 거주하며, 미국은 중국 당국이 이들을 강제노동에 동원한다고 보고 해당 지역 생산품의 수입을 금지해 왔다.
미국 국경을 통과하지 못한 신장 지역 관련 상품 규모도 급감했다. 2024 회계연도에는 17억 6천만 달러(약 2조 5천억 원)에 달했지만, 2025 회계연도에는 1억 6천 600만 달러(약 2천 400억 원)로 대폭 줄었다. 미국은 1930년 제정된 법에 따라 강제노동이 일부라도 포함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해 왔으며, 2021년에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이 초당적 지지로 통과됐다. 당시 상원의원이던 마코 루비오 현 국무장관이 이 법안을 주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의 강제노동 규제를 근거로 최근 한국을 포함한 60개 경제주체에 10∼12.5%의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했다. 각국이 유사한 규제를 적극적으로 도입·이행하지 않아 미국이 불리해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관세를 통해 다른 나라를 압박하면서 정작 미국의 단속은 소홀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폴리티코는 블랙리스트 추가 중단과 단속 감소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 과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한 때문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분석했다.
이런 보도가 나간 뒤 미 국토안보부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상품 수입 금지 블랙리스트에 40여 개 중국 기업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블랙리스트 등재 기업은 총 187개로 늘었으며, 한 번에 이렇게 많은 기업이 추가된 것은 처음이라고 국토안보부는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 전직 당국자는 "핵심광물 때문에 중국을 화나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고,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업무 우선순위 변경과 인력 감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토안보부 고위 정책고문을 지낸 로라 머피는 "다른 나라들이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을 효과적으로 금지하길 바란다면 미국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