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부계 남성 양자 허용 황실전범 개정…여성 계승 배제 논란
핵심 요약
일본 참의원이 옛 황족 부계 남성의 양자 입양을 허용하는 황실전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여성 왕족의 왕위 계승은 배제된 채 부계 남성 전통을 유지해 국내외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과 여성차별철폐위원회도 우려를 표명했지만 일본 정부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에서 왕위 계승자를 확보하기 위해 옛 황족 출신 부계 남성을 양자로 받아들이는 황실전범 개정안이 17일 참의원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은 현행 황실전범이 정한 부계 남성 계승 원칙을 유지하면서 대상을 황실 밖으로 확대한 것으로, 여성 왕족의 왕위 승계 가능성은 전혀 고려되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다.
개정안은 1947년 황실 축소 정책으로 황적을 이탈한 '구 궁가' 11개 가문의 부계 남성 후손을 양자로 들여 황실에 복귀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 가문은 현 황실과 공통 조상을 찾으려면 약 6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며, 현 황실 구성원의 36~38촌에 해당한다. 양자로 들어온 남성의 아들이 장차 왕위 계승 자격을 갖게 된다. 현 나루히토 천황에게는 외동딸 아이코 공주만 있어 현행 규정상 계승자가 없는 상황이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이번 개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상징적 천황제의 근간에 상처를 입혔다'는 사설에서 전후 80년간 국민과 천황의 유대를 무시한 난폭한 제도 변경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나루히토 천황이 '국민의 이해를 얻는 논의'를 바란다고 밝힌 점과 국민 70%가 여성 왕위 계승을 찬성하는 여론을 정치권이 무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제사회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7일 언론 질의에 모든 지위와 직업에서 여성 권리 향상을 위한 포용적 정책을 장려한다는 입장을 밝혀 여성 계승 배제를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앞서 2024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도 왕위 계승권을 남성에게만 인정하는 현행 전범이 여성차별철폐조약과 양립하기 어렵다며 개정을 권고했으나, 일본 정부는 왕위 계승 자격이 기본적 인권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항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