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100이 보여준 제주 트레일의 지속 조건
핵심 요약
후지산100은 안전 관리와 지역 협력을 토대로 일본 대표 트레일러닝 대회로 성장했다. 운영진은 혼잡과 환경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26년부터 100마일 정원을 2000명으로 축소한다. 제주형 대회의 지속 가능성은 지역 신뢰와 환경·교통·구조 역량을 아우르는 운영체계에 달렸다.
후지산 권역 10개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운영하는 후지산100은 안전과 지역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한 장거리 트레일러닝 대회다. 2012년 출범한 뒤 주민과 행정기관, 토지 관리자, 자원봉사자, 선수 사이의 협력 체계를 다듬어 일본을 대표하는 대회로 자리 잡았다. 지바 타츠오 공동대표는 매력적인 코스와 참가자 서비스뿐 아니라 공정한 운영, 지역사회의 이해, 환경적 책임이 지속 가능성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대회는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시즈오카현과 야마나시현에서 열렸다. 주 종목은 약 167㎞, 누적 상승고도 6613m의 100마일로, 후지산 어린이나라에서 출발해 산과 능선, 호수 주변과 마을을 거쳐 후지북록공원에서 끝났다. 전체 종목에는 4477명이 등록해 3336명이 완주했다. 100마일은 출발자 1982명 가운데 1401명이 결승선에 도착해 완주율 70.7%를 기록했다. 제주 출신 고민철은 20시간2분20초로 5위에 올라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순위를 세웠다.
대회 운영진은 강우와 낙석 위험을 직전까지 점검하고 코스 유지 또는 우회 여부를 결정한다. 참가자 증가로 탐방로 훼손과 교통 혼잡, 주차 문제, 보급소 수용 한계가 커지자 메인 행사장을 남쪽으로 약 3㎞ 옮기고 대체 코스도 마련했다. 100마일 정원은 2026년부터 2400명에서 2000명으로 줄인다. 규모 확대보다 선수 안전과 환경 부담, 장기적인 운영 가능성을 우선한 조정이다.
제주에는 한라산과 오름, 곶자왈, 목장길 등 국제 대회 기반이 될 지형이 갖춰져 있다. 그러나 자연경관만으로 대회의 지속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코스 수용 능력과 식생 영향, 보급소 공간, 교통·주차 여건, 의료·구조 역량을 함께 따져 참가 규모를 정해야 한다. 마을과 토지 소유자, 행정기관, 환경단체가 운영 원칙을 공유하고 사전 설명과 종료 후 결과 보고를 정례화하는 체계도 필요하다. 훼손과 쓰레기, 민원, 지역 업체 참여와 경제효과를 점검해 다음 행사에 반영하는 과정이 제주형 트레일러닝의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