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진정에도 식품값 인상 확산…수출기업은 동결
핵심 요약
환율이 100원 넘게 하락했지만 누적된 원가와 고정비 부담으로 식품 가격 인상이 확산했다. 풀무원·농심·비알코리아·사조대림·CJ제일제당이 주요 제품 가격이나 출고가를 올렸다. 해외 매출 기반이 큰 삼양식품과 오리온은 국내 제품 가격 동결 기조를 유지한다.
원·달러 환율이 한 달여 만에 100원 넘게 하락했지만 국내 식품 가격 인상은 이어지고 있다. 과거 고환율 시기에 확보한 원재료가 현재 생산에 투입되는 데다 인건비와 물류비, 포장재 비용까지 누적된 결과다. 폭염과 세계적인 이상 기후도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는 변수로 작용하면서 내수 중심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커졌다.
풀무원식품은 오는 13일부터 간식과 김치 등 7개 제품군, 30개 품목의 소비자가격을 평균 6.7% 올린다. 농심과 비알코리아는 각각 지난 1일과 2일부터 평균 5.8%, 6.5% 인상했고, 사조대림은 3일부터 주요 가공식품 출고가를 두 자릿수로 조정했다. CJ제일제당도 지난달 말 27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8.0% 인상했다.
지난달 31일 장중 원·달러 환율은 1418.0원으로 내려가 지난해 10월 20일의 1417.1원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6월 5일 연중 고점인 1561.50원과 비교하면 급격한 하락이다. 그러나 식품기업들은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수입 곡물과 원자재를 통상 3~6개월 전에 계약해 환율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이 경영에 반영되려면 최소 1분기 이상이 필요하다.
해외 매출 기반을 확보한 기업들은 국내 가격을 동결하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양식품은 1분기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약 80%에 이르는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올해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오리온도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조달과 판매 체계를 운영하며 인상 계획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환율 하락의 효과는 원자재 선물과 무역 계약의 시차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나타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