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봉쇄 우려에 글로벌 원유 공급망 '비상'
핵심 요약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이어 홍해 항로까지 위협받으며 글로벌 원유 공급망 충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우디와 후티 간 휴전 체제가 붕괴되면서 후티가 선박 공격을 재개할 경우 양대 원유 수송로가 동시에 마비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후티가 단계적 압박을 통해 협상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하며, 장기화 시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는 가운데, 주요 우회로인 홍해 항로마저 위협받으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망이 큰 충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동부 유전에서 서부 홍해 연안 얀부항까지 동서 송유관으로 원유를 운송한 뒤, 이를 유조선에 실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치는 홍해 항로를 통해 수출해왔다. 이 경로를 통해 사우디는 전체 원유 수출량을 하루 약 460만배럴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으며, 이는 전쟁 이전 하루 730만배럴에는 못 미치지만 수출 감소 폭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사우디와 후티는 2022년부터 휴전 체제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사우디와 예멘 정부군이 후티가 통제하는 예멘 수도 사나의 국제공항을 폭격하고 후티가 사우디 남부 아브하 국제공항을 겨냥해 탄도 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발사하며 보복하면서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후티가 홍해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한 봉쇄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면서 홍해 항로가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후티가 당장 전면전에 나서기보다는 긴장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며 사우디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후티는 사나 공항 운항 재개와 물자 반입 확대 등을 끌어내기 위해 사우디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엔 예멘 특사실 선임 정치고문을 지낸 에이프릴 롱리 앨리는 "후티가 판을 키워 크게 얻어낼 기회가 왔다고 보고 그 기회를 잡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동시에 장기간 차질을 빚거나 사우디 송유관·항만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볼 경우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각국은 비축유와 상업용 재고를 활용해 공급 부족을 메우고 있지만, 장기화하면 재고도 한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