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부유층의 성공 기준, 주택에서 경험으로
핵심 요약
홍콩 중상위층의 인생 목표에서 내 집 마련은 24%로 7위에 그쳤다. 고액자산가의 72%는 여행을 투자로 인식했고 경험을 자녀에게 물려줄 가치로 평가했다. 집값이 반등했지만 고점보다 19% 낮고 구매 부담도 커 주택 중심의 성공 공식이 약해졌다.
홍콩 중상위층의 인생 목표에서 내 집 마련이 7위로 밀려났다. 30세 이상 주민 1058명을 대상으로 한 2026년 조사에서 조기은퇴가 49%로 가장 높았고, 몰입형 여행 48%, 심신 건강 47%가 뒤를 이었다. 첫 주택이나 원하는 집을 갖겠다는 응답은 24%에 머물러 주택 소유보다 시간과 경험을 중시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여행을 투자의 한 형태로 여긴 응답자는 절반을 넘었으며 고액자산가에서는 72%에 달했다. 이들의 월평균 여행비는 3만홍콩달러였고, 80%는 젊을 때 돈을 덜 모은 일보다 세상을 충분히 보지 못한 일을 더 후회했다. 부모 응답자의 90%는 해외여행을 자녀에게 제공할 가장 의미 있는 투자로 선택해 과외와 다른 사교육보다 앞세웠다. 부유층의 59%는 물건보다 경험을 선호했고 46%는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을 주요 목표로 꼽았다.
불과 2022년만 해도 홍콩에서 중산층으로 인정받으려면 유동자산 590만홍콩달러와 주택 한 채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당시 76%가 부동산을 재산 방어 수단으로 평가했고 41%는 사치성 지출을 줄여서라도 집을 사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2023년에는 부동산의 자산 보전 기능을 인정한 비율이 53%로 23%포인트 하락했다. 시장 변동성과 금리 상승으로 다른 투자처를 찾았다는 응답은 59%, 추가 금리 인상을 우려한 비율은 68%였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연동된 대출이자 부담 속에 홍콩 민간주택 가격은 2021년 9월 고점에서 한때 30% 가까이 떨어졌다. 이후 올해 6월까지 13개월 연속 상승하고 상반기에 7.9% 올랐지만, 고점보다는 여전히 19% 낮다. 중위가구가 500제곱피트 주택을 사는 데 필요한 연소득은 2024년 기준 홍콩섬 18.2년치, 구룡 16.3년치, 신계 14년치다. 자산가에게는 가격 회복에 대한 확신이 약해지고 중위소득층에는 구매 문턱이 높아지면서, 주택 중심의 자산 형성 공식과 성공 기준이 함께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