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풍천리 양수발전소 강행…생태·절차 논란 지속
핵심 요약
김성환 장관이 위법성을 찾지 못했고 3천억 원이 투입됐다는 이유로 풍천리 양수발전소 건설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생태자연도 등급 조정과 산지 규제 완화 과정의 적정성, 멸종위기종 11종 이주 대책의 실효성이 쟁점으로 남았다. 사업 일정은 유지되지만 매몰비용의 판단 기준과 환경부의 생태 보전 책임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강원도 홍천군 풍천리 양수발전소 건설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달 동안 사업을 검토했지만 위법성을 확인하지 못했고, 이미 투입된 3천억 원의 비용을 장관 개인의 판단만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이에 사업의 적법성뿐 아니라 환경 보전 책임과 경제적 판단이 충분히 검토됐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업 대상지에는 자연환경보전법상 개발행위가 제한되는 생태자연도 1등급 부지가 포함돼 있었으나, 홍천군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이의제기 이후 등급이 낮아졌다. 산림청은 2023년 2월 양수발전시설이 들어설 산지의 개발 규제를 완화했다. 등급 조정과 규제 완화 과정에서 과학적 기준과 법적 원칙이 충실히 적용됐는지, 절차상 부실을 사후 보완으로 해소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환경부는 사업에 따른 생태계 영향을 줄이기 위해 나무 2천여 그루를 옮기고, 멸종위기종 11종의 이주와 피해 저감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풍천리 양수발전소가 대규모 생물 이주를 감수할 정도로 긴급하고 중대한 사업인지에 대한 입증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필요성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주 대책만 추진할 경우, 환경정책기본법 제40조의 존속성 보장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지출한 3천억 원도 향후 사업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적절한지를 두고 논쟁의 대상이 됐다. 매몰비용을 이유로 계속 투자를 정당화하면 사업이 오래 진행될수록 중단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용 발생의 책임을 주민이나 잣나무, 산양·수달·삵 등 야생생물에 돌릴 수 없다는 점도 분명하다. 사업 일정은 유지되지만 풍천리 주민들의 문제 제기와 생태·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검증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