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퇴진 뒤 축구협회 쇒신 시험대
핵심 요약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조기 탈락 뒤 사퇴하고 국회 질의를 받았다. 2024년 선임 절차 논란과 대표팀 부진이 축구협회 책임론으로 확대됐다. 박지성이 참여한 개혁위원회의 투명성·책임성 강화가 쇄신의 시험대가 됐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조기 탈락한 한국 축구가 대표팀 사령탑 퇴진과 국회 검증을 거치며 쇄신의 갈림길에 섰다. 멕시코 원정에서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낸 홍명보 감독은 6월 말 물러났고, 이후 국회 스포츠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집중 질의를 받았다. 월드컵 실패가 감독 교체를 넘어 축구 행정 전반의 책임을 묻는 국면으로 번진 것이다.
홍 감독을 둘러싼 반발은 2024년 9월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될 때부터 이어졌다. 당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통상적인 규정을 벗어나 홍 감독을 선임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첫 경기부터 야유가 쏟아졌다. 과달라하라에서 치른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의 무기력한 패배는 누적된 불만을 더욱 키웠으며, 홍 감독과 정 전 회장은 국회에서 장시간 선임 과정과 운영 문제를 해명했다.
홍 감독은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팀의 주장이자 네 차례 월드컵을 치른 한국 축구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그러나 대표팀 감독으로서 맞은 마지막 무대에서는 여론의 거센 비판 속에 축구계를 떠나게 됐다. 그는 외부 비판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협회 업무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책임 있게 변화를 이끌 사람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입장을 밝혔다. 현장 경험을 갖춘 축구인들이 행정에 참여해야 개선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놨다.
선수 은퇴 뒤 언론 활동과 논평에 머무는 유명 축구인이 많았던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월드컵 스타 출신 박지성은 대한축구협회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개혁위원회에 참여했다. 정치권의 축구 행정 개입을 엄격하게 바라보는 국제축구연맹의 원칙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쇄신 과정에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개혁위원회가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낸다면 2026년 여름의 월드컵 실패는 한국 축구가 새 출발을 준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