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면담 수첩 법원 제출…선임 절차 공방 새 쟁점
핵심 요약
이임생 전 이사가 홍명보 전 감독과의 2024년 면담 수첩을 항소심 법원에 제출했다. 수첩에는 미드블록 수비, 4-2-3-1과 4-3-3 활용 등 전술 관련 문답이 담겼다. 경찰은 협회 임원들이 홍 전 감독 선임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홍명보 전 감독과의 면담 기록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 전 이사는 지난 4일 서울고등법원에 낸 소송 참가 신청서에 2024년 7월 5일 오후 11시 경기 성남시 분당에서 작성한 수첩 메모를 첨부했다. 자신이 독단적으로 특정 후보자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협회 수뇌부의 지시에 따라 최종 후보 3명의 면담을 추진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취지다.
메모에는 홍 전 감독의 전술과 지도자 경력이 단어와 짧은 문장 형태로 기록됐다. 수비 방식은 상대에 따라 달라지며 중원에 무게를 둔 미드블록을 기본으로 삼되 무조건 전방 압박을 하지는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포메이션은 4-2-3-1을 기본으로 하고 4-3-3도 활용할 수 있으며, 경기 속도와 공수 균형은 중간 수준이라는 평가도 적혔다. 지도자 이력과 관련해서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가장 힘들었고 이후 두 차례 우승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4년 감사에서 이 전 이사가 거스 포옛·다비드 바그너와 달리 홍 전 감독에게는 검증 가능한 면담 자료를 남기지 않아 후보자 간 형평성을 훼손했다고 판단하고 중징계를 요구했다. 서울행정법원도 구체적인 기록이 없다는 점을 징계 근거로 인정했다. 이 전 이사는 영어 면담이 필요했던 두 외국인 후보에게는 사전 질문지를 준비하고 협회 직원이 통역한 답변을 문서로 남겼지만, 홍 전 감독과는 통역 없이 비슷한 질문을 하며 직접 답변을 적었다는 입장이다.
이 전 이사 측은 문체부와 1심 법원이 실제 면담 기록의 존재와 작성 경위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판단했다며 항소심 소송에 당사자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정몽규 전 협회장과 이 전 이사 등이 지위를 이용해 홍 전 감독 선임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수사하고 있으며, 최근 이 전 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업무방해 혐의 판단에서는 협회 수뇌부가 전력강화위원회나 이사회 등 내부 기구의 업무를 방해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