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임금 2개월 순연 지급 등 노사 협력 발표…노조는 '일방적 요구' 반발
핵심 요약
홈플러스가 임금 2개월 순연 지급 등 처우 조정에 노사가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마트노조는 사측의 일방적 요청이라며 반발하고 법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DIP 2000억원은 상품 공급에 집중 투입되며 핵심점포 67곳이 트레이더조 형태로 재개장할 예정이다.
재개장을 앞둔 홈플러스가 직원 임금 지급을 2개월씩 늦추는 등 임직원 처우 조정에 노사가 협력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메리츠금융그룹에서 조만간 들어올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을 상품 공급에 집중 투입해 영업을 조기에 정상화하려는 목적이다. 그러나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이 같은 내용이 노사 합의가 아닌 사측의 일방적 요청이라고 반발하며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홈플러스는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홈플러스 일반노조, 직원대의기구인 한마음협의회와 지난 27일 간담회를 열고 유동성 부담 완화와 영업 정상화 재원 확보를 위해 임금과 상여금 등의 지급 시기와 방식을 한시적으로 조정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임금은 내년 3월까지 2개월씩 늦춰 지급하며, 9월 지급 예정이던 명절 상여금은 6개월에 걸쳐 균등 분할 지급한다. 이에 따라 8월에는 6월 급여 중 미지급분 60%를, 9월에는 7월 급여 100%와 명절 상여금의 6분의 1을 지급한다. 내년 설 상여는 추후 회사 상황을 고려해 지급 시기와 방법을 다시 협의할 예정이다.
폐점 점포 직원이 퇴사할 때 지급하던 고용안정지원금(최대 12개월치 기본급)은 지급하지 않기로 했고, 다른 점포로 전환 근무할 때 지급하던 자산유동화 점포 위로금은 6개월 균등 분할 지급한다. 홈플러스는 전날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DIP 자금 사용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급여 지급 지연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현재 추진 중인 일부 점포 운영 조정과 폐점 절차를 원활히 진행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하며, DIP 자금을 상품 공급 안정, 영업 정상화, 임직원 급여 및 필수 운영비 등 계속기업가치 유지에 우선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상화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상호 의견조율 없이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노사 간 신뢰를 무너뜨리고 현장 혼란을 키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임금 2개월 순연 지급은 노사 합의 결과가 아니며 사측이 노조에 전달한 제안에 불과하다”며 “노조가 법적 대응을 유예하고 고통을 감내하는 것은 오직 투명하고 원활한 기업회생을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또 자산유동화 위로금과 상여금 분할 지급 등 고통 분담에 협조하는 상황에서 임금 체불까지 노사 합의로 포장해 언론에 알린 행태는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대주주 MBK와 사측이 회생 과정을 원만히 이끌지 못하고 구성원의 일방적 희생만 요구하며 청산 절차로 방향을 선회할 경우 방관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매장 영업 재개 과정에서 최대 2개월 주기 순환 휴업 등을 통해 특정 직원에게 고통이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DIP 대출은 이르면 다음 주 집행될 예정이며, 홈플러스는 집행 후 1주일 이내에 핵심점포 67곳을 신선식품과 자체 브랜드(PB) 상품 위주의 ‘트레이더조’ 형태로 축소해 재개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