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협상에 미군 철수 등 6개 조건
핵심 요약
이란 강경파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의 조건으로 미군 철수와 전쟁 피해 배상 등 6개 요구를 제시했다. 오만과 마련한 60일 재개방 합의 초안은 추가 조건과 미국의 신중한 태도로 실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최종 결정권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위중설까지 불거지며 협상 지연 가능성이 커졌다.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8일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한 6개 조건을 제시했다. 대표적 강경파인 졸가드르는 미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해협을 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미군 철수와 전쟁 피해 배상까지 요구하면서 해협 정상화를 둘러싼 협상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란은 자국에 대한 위협과 성스러운 가치의 모독 중단, 레바논·팔레스타인·예멘·이라크 내 동맹 세력에 대한 전쟁과 공격의 영구 중단을 요구했다.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와 이란 주변 미군 철수, 전쟁 피해 배상, 제재 및 동결 자산 해제도 조건에 포함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은 오만과 통항 경로를 정할 법적 장치를 협의해 합의에 가까워졌지만, 완전 개방에는 종전 양해각서 위반에 대한 보상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란과 오만은 앞서 호르무즈 해협을 60일 동안 재개방하는 합의문 초안을 마무리한 상태였다. 그러나 강경파가 추가 조건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초안의 실행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 지도부가 협상을 페르시아만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줄이는 기회로 활용하고,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종전의 돌파구가 필요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은 이란의 약속보다 실제 조치를 확인하겠다는 태도다. J D 밴스 부통령은 협상 관여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란이 상선 통행료 부과와 발포를 포기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뢰 제거와 해상 교통 체계 정비가 정상화의 선결 과제로 거론되는 가운데, 최종 결정을 내릴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건강 이상설도 변수로 떠올랐다. 모즈타바는 2월 28일 공습으로 부친 알리 하메네이와 가족을 잃고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3월 8일 선출된 뒤 5개월 동안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정권 최고위층에는 그가 위중해 언제든 사망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고, 내각 구성원과도 만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