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충격에 유조선 거래 폭증…클락슨 최대 실적
핵심 요약
클락슨의 상반기 매출과 조정 세전이익이 각각 39%, 56%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차질로 VLCC 운임과 중고선 가격이 급등하고 신조 계약은 156척까지 확대됐다. 원유·LNG 운반선 수요는 강해졌지만 암모니아 운반선 발주는 기반시설과 시장 형성 지연으로 주춤했다.
174년 역사의 영국 선박중개업체 클락슨이 유조선 시장의 급팽창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 상반기 실적을 거뒀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4억1350만파운드로 전년 동기보다 39% 늘었고,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세전이익은 56% 증가한 6150만파운드에 달했다. 용선과 중고선 매매, 신조 계약을 담당하는 브로킹 부문의 영업이익도 55% 뛴 6480만파운드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 흐름은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3월을 전후해 급변했다. 세계 해상 석유 거래의 약 4분의 1이 지나는 길목에 차질이 생기자 운임과 선가가 함께 오르고 거래량도 확대됐다. 중개업체는 통상 용선 운임의 1.25% 안팎, 선박 매매가격의 약 1%를 수수료로 받기 때문에 가격과 거래량의 동반 상승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운임 변동 위험을 줄이려는 선사와 화주의 운임선도거래 등 파생상품 거래도 활기를 띠었다.
충격은 약 200만배럴을 운반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에서 뚜렷했다. 아시아 국가들이 원유 조달처를 미국 등 원거리 지역으로 돌리면서 항해 기간이 길어졌고, 같은 물량을 옮기는 데 필요한 선박 수가 늘었다. 하루 5만~6만달러이던 운임은 사태 발생 일주일 만에 20만달러 안팎까지 치솟았다. 15년 된 선박 가격도 1월 7500만달러에서 7월 1억달러로 3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조선 가격은 1억2850만달러에서 1억3050만달러로 1.6% 오르는 데 그쳤으며, 즉시 투입 가능한 일부 3~5년 된 중고선은 신조선보다 비싸졌다.
중고선 부족과 가격 급등은 신조 발주로 이어졌다. 상반기 세계 VLCC 계약은 156척으로 지난해 연간 73척의 두 배를 넘어섰고, 반기 물량만으로 1973년 이후 연간 최대 발주 기록도 경신했다. 원유·LNG 운반선은 에너지 안보 강화와 공급망 재편, 장거리 운송 확대의 수혜를 받았지만 암모니아 운반선은 기반시설과 시장 형성 지연으로 발주가 더딘 상태다. 호르무즈 통항이 정상화돼도 바뀐 조달처와 장거리 항로에 맞춘 선박 배치가 다시 균형을 찾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하반기에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