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지렛대 내건 이란, 경제 위기까지 감수
핵심 요약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억제할 핵심 지렛대로 삼았다. 원유 흐름은 전쟁 전의 36% 수준으로 줄었지만 유가 상승은 제한됐고 이란 경제난은 심해지고 있다. 오만과의 임시 항로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걸프국가들은 이란의 정치적 통제력 확대를 우려한다.
이란 지도부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미국·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억제할 핵심 수단으로 삼고 양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굳혔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전보다 불안정한 교착 상태를 택하고 결국 이란의 조건을 수용할 것이라는 판단이 이런 전략의 바탕에 깔렸다. 다만 미국의 인내를 오판하면 이란의 경제적 생존까지 흔들릴 수 있는 선택이다.
이란 내부에서는 해협 통제를 둘러싼 시각차도 드러났다.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핵 프로그램과 역내 친이란 민병대의 영향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호르무즈를 서방에 압력을 가할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본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으로 큰 손실을 입은 뒤에도 선박 운항을 방해하고 페르시아만의 미국 자산을 공격해 대응했다. 반면 온건파는 미국의 맞봉쇄가 자국 경제를 붕괴 직전으로 몰고 있다고 우려한다.
국제통화기금은 2026년 이란 경제가 6% 역성장하고 연간 물가 상승률은 약 6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주민들은 연료 부족과 생활고를 겪고 있다. 호르무즈 위협 이후 페르시아만의 원유 흐름은 전쟁 전의 약 36%까지 줄었지만,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지속하지 못했고 지난 4일에는 8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전쟁 직전의 공급 과잉과 중국의 비축 확대 및 이란산 원유 구매 축소가 가격 상승을 제한했다.
이란은 오만과 임시 안전 항로 개설을 협의하면서 해협 통행료 부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집트·파키스탄·카타르는 임시 해법이 미국과 이란의 협상 재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4일 핵 문제의 큰 합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당면한 협상의 초점은 해협이라고 밝혔다. 걸프 산유국들은 통행료 자체보다 이란이 운항 허용 여부를 정치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을 경계한다. 우회 수송로도 이란 미사일과 드론의 사정권에 있어 기존 통항 질서의 회복을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