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정상화 공방…정부·민간 수치 두 배 차이
핵심 요약
미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하루 900만 배럴의 원유 수송을 회복했다고 주장했다. 민간 집계는 하루 400만 배럴과 주간 통과 선박 84척을 제시해 정부 발표와 큰 차이를 보였다. 송유관 우회 수출이 확대됐지만 공격 위험과 불투명한 선박 운항으로 정상화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원유 수송도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고 주장했지만, 민간 선박 추적 자료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의 해상 봉쇄를 ‘강철의 벽’으로 표현하며 이란혁명수비대가 궤멸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도 지난 9일 하루 900만 배럴의 원유가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민간 집계에서는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선박이 84척, 9일 통과 선박이 9척에 그쳤다. 전쟁 전에는 하루 100척 이상이 오갔다. JP모건이 추산한 하루 통과 원유도 400만 배럴로 미국 정부 발표의 절반에 못 미쳤다. 전체 84척 가운데 17척은 자동식별장치를 끄고 움직이는 ‘그림자 선단’이었고, 10척은 제재 대상 화물을 운송했다. 일부 선박의 위치 신호가 꺼져 있어 정확한 통행량 산정에는 한계가 있다.
라이트 장관은 미군이 걸프 동맹국들과 선박 운항을 조율하고, 중동 국가들이 송유관과 다른 수출 시설을 가동해 해협을 우회하면서 원유 흐름이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아라비아만 지역의 반출량은 최근 일주일 동안 하루 1500만 배럴, 9일에는 2000만 배럴에 달해 전쟁 전 평균을 웃돌았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판단이다. 해협이 막히자 역내 국가들은 대체 송유관 용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관련 시설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상선과 유조선은 이란의 공격 위험 때문에 군사 호위 없이 해협을 통과하기를 꺼리고 있어 전쟁 전 수준의 운항 회복은 어려운 상태다. 시장이 공급 충격에 적응하며 유가는 비교적 낮게 유지됐지만, 원유 수요 감소와 중국의 대규모 석유 비축분 소진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의 정상화 발언이 유가 하락을 겨냥한 구두 개입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위치 신호를 끈 선박과 가짜 국기를 이용한 제재 화물 운송까지 겹쳐 실제 수송 규모를 둘러싼 논쟁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