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사망 피해 배상 범위 헌재가 판단
핵심 요약
형제복지원 사망 피해자의 재산적 손해를 인정하지 않은 확정판결이 헌재 전원재판부 심리를 받는다. 피해자 유족은 일실수익과 장례비 배상에 과도한 인과관계 증명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증거의 구조적 편재와 정당한 국가배상, 심리불속행에 따른 재판권 침해 여부를 판단한다.
형제복지원 수용 기간 숨진 피해자의 유족이 재산적 손해까지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며 제기한 재판소원이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의 심리를 받게 됐다. 헌재 지정재판부는 11일 국가배상 청구 소송의 확정판결을 취소해 달라는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 사망 원인을 직접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일실수익과 장례비 청구를 배척한 법원의 판단이 헌법에 어긋나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피해자 A씨는 1984년 1월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끌려간 뒤 수용 중 사망했다. 배우자와 자녀들은 지난해 7월 1심에서 A씨 1억원, 배우자 2천만원, 자녀별 1천만원의 위자료와 상속분을 인정받았다. 항소심은 수용 중 사망한 사정을 반영해 위자료를 A씨 2억원, 배우자 2천500만원, 자녀별 1천200만원으로 높였지만, 사망의 직접 원인을 가혹행위나 부당한 대우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일실수익과 장례비 배상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지난 6월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60년부터 1992년까지 경찰 등이 부랑인으로 지목한 사람들을 민간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한 시설에 강제로 수용한 사건이다. 시설에서는 강제노역과 폭행·가혹행위가 벌어졌고 650명 이상이 숨졌다. 유족은 국가가 위탁한 강제수용과 중대한 인권침해, 국가의 묵인과 비호가 인정됐는데도 법원이 사망 원인에 사실상 직접 증명에 가까운 수준을 요구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 적법절차에 따른 권리, 재판청구권과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전원재판부는 인과관계에 관한 법원의 증명 요구가 국가배상청구권의 실효성을 약화했는지, 헌법상 정당한 배상에 어긋나는지를 살핀다. 국가가 민간인을 동원해 국민의 생명·신체를 침해한 사건에서 관련 증거가 국가 측에 치우친 구조도 검토 대상이다.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이 적법절차와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했는지도 함께 다뤄진다. 이 사건은 공익상 필요와 청구인의 자금 사정을 인정받아 재판취소 본안 사건 가운데 처음으로 국선대리인이 맡는다. 재판소원 시행일인 지난 3월 12일부터 전날까지 1천946건이 접수됐으며, 이날 기준 17건이 전원재판부에 회부되고 1천652건이 각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