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법 학자 62인,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성명…국회 본회의 앞두고 재고 촉구
핵심 요약
형사법 학자 62명이 보완수사권 폐지 재고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학자들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는 공감하나 검사의 법률적 통제 기능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개정안의 충분한 숙의 부재를 우려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둔 가운데, 전국 형사법 전공 학자 62명이 30일 입장문을 내고 보완수사권 유지를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개혁과 보완수사권에 대한 형사법 전공 학자들의 의견'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검찰개혁과 보완수사권 문제는 정치공학이 아닌 형사사법 절차의 원칙에 따라 논의돼야 한다며, 충분한 숙의 없이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는 방식에 우려를 표했다.
학자들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단절'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사와 기소의 주체를 분리하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기소를 담당하는 검사가 수사를 법률적으로 통제하는 기능까지 없애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과거 법원이 소추 권한을 검찰에 넘긴 뒤에도 영장제도와 공소기각, 직권조사 등을 통해 법원이 검사의 소추권을 통제해 온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또 경찰 수사를 견제하기 위해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며, 보완수사 요구권만으로는 경찰 수사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성명은 지난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형소법 개정안이 30일 본회의에 상정된 가운데 나왔다. 개정안은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검사가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경찰은 요구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하며, 수사 기간을 최대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학자들은 보완수사권을 남겨두면 과거 검찰 중심 수사체제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박했다. 경찰이 수사를 개시한 사건에 한해 검사가 일부 보완수사를 하는 것은 과거 검찰이 직접 사건을 인지해 수사하고 종결하던 체제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이들은 보완수사권 남용은 공소청 내 수사인력 제한 등 다른 제도적 장치로 통제해야 하며, 전면 폐지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또한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 유지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사경은 수사를 본래 업무로 하는 법률 전문기관이 아니므로, 사법 업무를 담당하는 검사의 지휘가 없다면 적법절차 위반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