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연 밖 기업승계에 세제지원 첫 도입
핵심 요약
정부가 M&A와 임직원 인수를 통한 제3자 기업승계에도 세제 혜택을 도입한다. 가업상속공제 한도는 최대 1000억원으로 늘리되 경영·사후관리 요건과 대상 업종 기준을 강화한다. 기업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춘 상장기업의 편법 승계에는 정상가격을 적용해 과세한다.
정부가 2026년 세제개편에서 기업승계 지원 범위를 혈연 중심에서 제3자까지 넓히는 대신 기업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춘 편법 승계에는 세 부담을 강화한다. 가업상속공제와 가업 승계 증여세 특례를 확대하고 제3자 사업 승계 과세특례를 새로 마련하는 투 트랙 방식이다. 기업의 실질적인 존속은 지원하되 상속세 회피 목적의 승계는 차단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설계한다.
후계자가 없는 기업도 인수합병(M&A)이나 임직원 인수(EBO)를 거쳐 새 경영 주체가 사업을 계속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장기간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유지하거나 중복상장, 교환사채(EB) 발행으로 기업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춘 것으로 판단되는 상장사는 정상가격을 기준으로 상속·증여세를 다시 계산한다. 기업가치를 낮춰 승계 부담을 줄이는 관행에 제동을 거는 조치다.
이번 개편에는 중소·중견기업 대표의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 문제가 반영됐다. 자녀에게 회사를 넘기기 어려운 대표가 폐업을 선택하면 기업에 축적된 기술과 숙련인력뿐 아니라 거래처와 지역 일자리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 정부는 이런 사업 단절을 막기 위해 기업을 살리는 승계와 재산 이전을 목적으로 한 승계를 구분하고, 실제 경영 역량을 갖춘 주체가 기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 범위를 조정했다.
가업상속공제 한도는 최대 1000억원으로 확대되지만 지원 대상은 전문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쌓은 장수기업 중심으로 재편된다. 피상속인의 최소 경영 기간은 30년, 사후관리 기간은 10년으로 강화된다. 마트와 버스·택시 운송업, 주차장업, 창고업, 병원 등은 공제 대상에서 빠진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가장 유능하고 기업을 잘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이 승계하는 것이 자본주의 취지에 부합하며, 승계자가 반드시 자녀일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