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업무 전반에 AI 심는다
핵심 요약
현대차·기아 일반·연구직의 약 80%인 3만명 이상이 사내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생산, 정비, 고객 리뷰 대응에서 업무시간과 비용 절감 수치가 공개됐다. 현대차그룹은 디지털 전환 경험을 바탕으로 자동차·로봇·스마트 팩토리를 잇는 피지컬 AI를 추진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차량 기술을 넘어 연구개발과 생산, 정비, 고객 응대까지 인공지능을 적용하며 조직 자체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기아 일반·연구직의 약 80%인 3만명 이상이 지난 7월 기준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Chat Pro’를 이용했다. 보안이 확보된 환경에서 챗GPT와 제미나이, 클로드 등을 선택해 문서 작성과 검색,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 개발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현장 성과도 공개됐다. 남양연구소의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는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충돌시험 결과와 사진, 해석 자료를 모아 유사 사례와 차량 구조, 상해 원인을 분석하며 자료 탐색·검토 시간을 약 90% 줄였다. 생산라인에서는 AI가 차량식별번호와 실제 차량을 대조하고, 대차 이동 경로를 찾아 생산 중단 시간을 약 86% 낮췄다. 해당 시스템은 국내외 약 70개 생산거점에 적용됐고 연간 비용 절감액은 52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정비 현장에서는 오류 코드나 증상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AI가 매뉴얼과 과거 기록을 분석해 진단을 지원하며 대응시간을 약 42% 단축했다. 고객 앱 리뷰는 AI가 불만 유형을 분류하고 답변 초안까지 작성한다. 리뷰 한 건의 처리 시간은 평균 35분에서 5분 수준으로 줄었고, 현재 전체 리뷰의 85% 이상에 AI가 쓰인다. 현대차그룹은 다음 달부터 고객 리뷰 대응 전 과정을 자동화할 계획이지만, 공개된 시간·비용 절감 수치는 자체 집계여서 장기 검증이 남아 있다.
이 같은 변화의 기반은 2018년 정의선 회장이 제시한 IT 기업 전환 구상과 2019년부터 추진한 디지털 전환이다. 데이터를 AI가 읽고 분석할 수 있도록 업무 체계를 먼저 디지털화한 뒤, 2025년 ‘H Chat Pro’를 일반 직원에게 개방했다. 비개발자와 주요 경영진도 자연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바이브 코딩 교육을 받았다. 다음 단계는 자동차와 로봇, 스마트 팩토리에 AI를 결합하는 ‘피지컬 AI’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자동차 생산 현장, 축적된 데이터·운영 경험을 연결하는 것이 향후 전환의 핵심으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