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페이시의 선제 투자, 창신메모리 상장으로 결실
핵심 요약
허페이시 펀드들이 창신메모리의 1·2대 주주로 상장에 따른 대규모 평가이익을 거뒀다. 197억위안 규모의 투자 지분은 3년 남짓 만에 9840억위안 가치로 불어났다. 기업 지분을 직접 인수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허페이 모델이 지역 첨단산업 전략의 사례로 부상했다.
지난달 말 중국 커촹반에 상장한 창신메모리(CXMT)는 단숨에 중국 본토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이 회사는 지분이 여러 주주에게 분산돼 다수 지분을 가진 실질적 지배주주가 없으며, 본사가 자리한 안후이성 허페이시가 조성한 투자 펀드들이 나란히 1·2대 주주에 올라 있다. 지방정부 자본이 중국 최대 메모리 기업의 핵심 주주로 자리 잡은 독특한 구조다.
허페이시 투자 펀드들은 2023년 3월 주당 1위안에 창신메모리 주식 197억위안어치를 인수했다. 상장 직후인 지난달 27일 종가를 적용하면 보유 지분 가치는 9840억위안, 약 206조6천억원으로 커졌다. 약 4조1천억원이던 투자액이 3년 남짓 만에 장부상 약 50배로 불어나 누적 투자수익률 5천퍼센트를 기록했다. 한국으로 치면 수원시와 이천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장 전 지분을 사들여 막대한 평가이익을 거둔 것과 비슷하다.
‘허페이 모델’은 보조금이나 국유은행의 저금리 대출을 넘어 지방정부가 벤처캐피털이나 투자은행처럼 기업 지분을 직접 인수하는 방식이다. 투자 기업이 성장해 상장하면 지분을 처분해 자금을 회수하고 다른 산업에 다시 투입한다. 허페이시는 지난 10년간 반도체와 전기차, 인공지능 분야에 자본을 공급했으며 창신메모리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기업 징둥팡과 전기차 업체 니오도 주요 투자 사례로 꼽힌다.
허페이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자금난을 겪던 징둥팡의 유상증자에 시 재정 약 3분의 1을 투입하고 손실 보전을 약속해 공장을 유치한 뒤 디스플레이 산업단지를 키웠다. 2020년에는 유동성 위기에 놓인 니오에 70억위안, 약 1조5천억원을 투자해 본사와 핵심 사업의 이전을 끌어냈다. 과거 낙후 지역이던 허페이는 청년 유입 속에 인구 1천만명을 넘겼다. 서창배 국립부경대 교수는 국내 지방정부도 획일적인 사업 확대보다 지역 산업구조에 맞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