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상가 분양에 은행 4곳 490억원 피해
핵심 요약
은행 4곳이 허위 상가 분양 대출 사기로 총 490억원의 금융사고를 입었다. 사기범들은 가짜 분양자와 조작 서류를 동원했으며 다수 시행사와 브로커가 개입했다. 은행들은 자금 회수에 나서는 한편 대출 심사와 내부 통제의 허점을 점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KB국민·신한·우리·IBK기업은행이 미분양 상가를 정상 분양된 부동산으로 위장한 대출 사기에 노출돼 모두 490억원의 금융사고를 입었다. 사기범들은 실제 분양자처럼 꾸민 인물을 앞세우고 관련 서류를 조작해 은행 대출금을 받아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대상은 수도권 소재 부동산이 대부분이며 일부 비수도권 물건도 포함됐다.
은행 4곳은 12일 오후 해당 사고를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각각 공시했다. 사고 발생 시기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다. 피해액은 IBK기업은행이 182억2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173억4355만원, 우리은행 98억7000만원, KB국민은행 35억779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은 이번에 사고를 처음 공시했고 나머지 세 은행은 기존에 공개한 금액을 대폭 상향했다.
범행에는 여러 부동산 시행사와 브로커가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 건물을 짓기 전 준공 계획을 토대로 자금을 공급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과 달리, 이번 사건은 건물이 모두 완공된 뒤 가짜 분양자를 동원해 대출 서류를 꾸미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관련 시행사와 브로커는 다수지만 범행을 주도한 배후가 동일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은행들은 담보 부동산을 매각하고 채권 보전 절차를 진행해 대출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네 곳이 유사한 수법에 잇달아 피해를 본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출 심사와 내부 통제의 허점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은행권은 대출 과정에서 모든 물건의 실제 분양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를 제기하고 있으나, 허위 서류와 가짜 분양자를 걸러내지 못한 심사 체계에 대한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