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700m 태백, 한여름 밤엔 겉옷 찾는다
핵심 요약
서울이 39도에 육박하는 폭염을 겪는 동안 해발 약 700m의 태백은 밤 기온이 15도 안팎까지 내려간다. 태백시는 8,980만원을 투입해 용연동굴 현장 직원용 냉난방 휴게시설을 완공했다. 석탄 산업도시였던 태백은 고지대의 서늘한 기후를 새로운 여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의 낮 기온이 39도에 육박하고 밤에도 28도 아래로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폭염 속에서 강원도 태백은 뚜렷하게 다른 여름을 보내고 있다. 태백산맥의 해발 약 700m 고지에 자리한 이 도시는 한낮에도 비교적 선선하며, 해가 지면 최저기온이 15도 안팎까지 내려간다. 주민들은 저녁이면 반소매 옷 대신 얇은 겉옷을 걸치고, 창문을 열어 둔 채 선풍기보다 가벼운 이불을 사용해 잠자리에 든다.
서늘한 기후에도 태백시는 여름철 야외 근로자 보호 조치를 강화했다. 낮 최고기온이 32도에 가까워지면 냉방 쉼터와 온열질환 예방 대책을 마련하도록 한 지역 안전 기준에 따라 용연동굴 현장 직원 전용 휴게시설을 최근 완공했다. 총사업비는 국비 재난·안전 특별교부금 8,980만원으로 충당했으며, 냉난방 설비를 갖춰 한여름에는 열탈진과 급격한 온도 변화에 대응하고 영하로 내려가는 겨울에는 온열 쉼터로 활용한다.
태백시설관리사업소 이은숙 소장은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더라도 관광지에서 일하는 현장 인력은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와 육체적 피로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정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전용 공간에서 직원들이 휴식을 취하면 작업 안전과 운영 효율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서울의 40도에 가까운 더위를 피해 온 방문객에게 32도는 심각한 폭염으로 체감되지 않을 수 있지만, 시는 고지대 근로자의 안전 기준을 별도로 낮추지 않았다.
과거 풍부한 석탄을 바탕으로 한국의 산업화를 뒷받침했던 태백은 폐광산 도시의 이미지를 넘어 높은 지대와 서늘한 기후를 여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달아오른 저지대 도시를 벗어난 방문객들은 산악 카페와 고원 공원에서 땀을 덜 흘리는 오후와 소나무 사이로 흐르는 아침 안개를 경험한다. 전국 다수 지역이 습하고 뜨거운 날씨를 겪는 동안 태백은 피서객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현장 노동자를 위한 폭염 쉼터를 운영하는 대조적인 여름 풍경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