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KAI 경영 참여 놓고 방산 통합론 충돌
핵심 요약
한화가 KAI 지분 15.89%를 확보하고 공정위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다. KAI 노조는 공급·경쟁 관계를 이유로 반대했고 한화는 정부 통제형 방산 계약 구조를 근거로 반박했다. 심사 결론은 연내 예상되지만 추가 인수에는 정부의 민영화 방침이 선행돼야 한다.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15.89%를 확보하고 1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하면서 KAI 노동조합과의 갈등이 본격화했다. 장기적으로 인수까지 검토하는 한화는 방산·우주 사업의 대형화와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노조는 공급사이자 경쟁사인 한화의 경영 참여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심사 불허를 요구했다.
KAI 노조는 12일 항공기 엔진과 항공전자장비를 납품하는 한화가 대주주로 참여하면 공급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주 분야에서는 양측이 초소형 위성 체계 후속 양산 사업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는 점도 반대 근거로 들었다. 공정위가 승인하거나 조건부 승인하면 전면적인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한화는 방산 장비·부품의 계약 상대가 원칙적으로 방위사업청이고 원가 역시 정부 통제를 받기 때문에 대주주가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 한화시스템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 등 계열사를 통해 지분을 확보했다. 기존 보유분은 3.32%였으나 지난해 12월부터 약 2조2000억원을 투입해 기업결합 신고 기준인 15%를 넘어섰다. 지난 5월에는 지분 보유 목적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한화는 제한된 예산 아래 중복 경쟁을 유지하기보다 사업을 대형화·통합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공정위의 기본 심사 기간은 30일이며 최대 120일까지 연장할 수 있어 늦어도 연내에는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방위산업은 정부가 단일 수요자이자 감독자라는 특성이 있고 이번 거래도 경영권 인수가 아닌 2대 주주 지위 확보 단계여서 조건부 승인이나 간이 심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대 주주는 지분 26.41%를 보유한 한국수출입은행인 만큼 추가 인수 절차에는 정부의 민영화 방침이 선행돼야 한다. 잠재 후보로는 LIG D&A와 현대차도 거론되며, 수출입은행이 12일 발주한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컨설팅을 두고 민영화 가능성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