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수출 호조 속 추가 금리 인상 무게
핵심 요약
한국은행이 특별한 충격이 없다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놨다. 8월 금리 결정은 경제전망과 수출·소비 지표를 통해 확인되는 성장 및 물가 흐름에 좌우된다. 반도체·AI 중심의 수출 호조가 내수와 물가로 확산되는 지속성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오는 20일 임기를 마치는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특별한 충격이나 변수가 없다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인상 이후 조정 속도와 폭은 신중하게 판단하되, 구체적인 시점은 경제지표를 토대로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유 부총재는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8월 금리 결정에는 한국은행 조사국의 경제전망과 일별 통관수출, 신용카드 사용액 등이 주요 판단 자료로 활용된다. 2분기 국내총생산과 7월 물가는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계량분석에서는 수출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될 경우 소비가 4~5분기 뒤 최대 약 0.5%포인트, 투자가 충격 직후 약 0.8%포인트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호조가 내수와 물가로 이어지는 경로가 8월 전망에 얼마나 반영될지도 변수다.
이번 인상 국면은 반도체·인공지능 공급망 호조가 성장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과거와 구별된다. 올해 1분기 명목 GDP는 전년 동기보다 17.1% 늘었고, 1~6월 경상수지는 1910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규모의 1.6배에 달했다. 2000년 이후 네 차례 인상기에는 기준금리가 각각 2.00%포인트, 1.25%포인트, 0.50%포인트, 3.00%포인트 올랐다. 이 가운데 팬데믹 이후인 2021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의 인상 폭이 가장 컸다.
한국은행은 이번 물가 흐름에서 급격한 상승 폭보다 수요 압력이 근원물가를 통해 이어지는 지속성을 경계하고 있다. 과거 최종금리인 3.50%를 넘어설지에는 명확한 수준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물가가 2%에 정확히 도달하는지보다 안정된 범위에서 하락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초반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물가의 상방 요인에 해당한다. 금리 판단에서는 근원물가와 성장세, 금융안정 위험에 더 큰 비중을 두고, 반도체·AI 이외 산업의 부진과 산업별 격차는 별도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