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부총재, 추가 긴축 필요성 시사
핵심 요약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위험을 근거로 금리 인상 기조의 지속 필요성을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2.75%로 올렸으며, 유 부총재는 8월 연속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례적인 소득 증가와 물가 압력,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확대가 추가 긴축의 주요 변수로 제시됐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11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양호한 성장과 기조적인 물가 상승, 금융안정 위험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조정 안건을 다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27일 예정된 가운데, 신현송 한은 총재도 인상 필요성을 거듭 제기해 금융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리며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간 이어진 통화 완화 흐름을 긴축으로 전환했다. 유 부총재는 당초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와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이는 물가가 7월 인상의 배경이었다며, 최근 공개된 2분기 국내총생산과 7월 물가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8월 인상 가능성을 두고는 향후 물가와 성장 전망 경로를 살펴야 한다고 답해 연속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번 성장 국면은 교역조건 개선에 힘입어 명목 국내총생산과 경상수지가 함께 큰 폭으로 늘었다는 점에서 2000년 이후 세 차례 금리 인상기와 차이가 있다. 올해 1분기 명목 GDP는 전년 동기보다 17.1% 증가해 1995년 3분기 19.2% 이후 3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6월 경상수지는 1910억달러로, 연간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1231억달러의 1.6배에 달했다. 이 같은 소득 증가가 내수로 번져 물가를 자극하고 금리 인상 필요성을 높인다는 판단이다.
물가는 중동 사태로 커진 비용 압력과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이 겹치면서 높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물가 상승 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 작더라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서울과 일부 수도권에서는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전월세시장 불안, 가계부채 확대가 나타나 금리뿐 아니라 거시건전성·부동산 정책과 수도권 집중 완화도 일관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높지만 경상·무역수지 흑자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등 단기 수급 요인의 약화를 고려하면 점진적으로 하락 안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유 부총재는 20일 3년 임기를 마치며 후임은 정해지지 않았다. 부총재는 당연직 금통위원으로 총재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며, 시장에서는 연내 한두 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