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내 생산 금 원화 장외매입 추진
핵심 요약
한국은행이 국내 업체의 수출 예정 금을 원화로 장외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실물 금 매입 시기와 규모는 미정이며, 올해 2분기에는 금 ETF를 소량 사들였다. 외환보유액 내 금 비중이 3.5%에 그친 가운데 중장기 보유 확대 기조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2013년 이후 중단했던 실물 금 매입을 다시 추진한다. 한은 외자운용원은 지난달 20일 LS MnM,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국내 제련업체가 생산해 수출할 예정인 금을 국제 시세에 맞춰 원화로 사들이는 새로운 방식이며, 정확한 매입 시기와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매입 대상은 LS MnM과 고려아연 등이 구리·동·아연을 제련하며 부산물로 생산한 금 가운데 국내에서 소비되지 않는 수출 물량이다. 두 업체의 연간 금 생산량은 40∼45t이고 이 중 약 4∼5t이 수출됐다. 업체가 거래 가능 물량과 희망 시기를 제시하면 한은이 운용 계획과 시장 상황을 검토해 거래 여부를 결정한다. 장중 가격에 주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거래소 장내가 아닌 사전 협의 방식의 장외 대량매매를 활용한다.
원화 결제와 국내 보관은 해외에서 달러화로 금을 사고 잉글랜드은행 금고에 맡겼던 과거 방식과 구별된다. 한은은 환 헤지 효과를 높일 수 있고 한국거래소의 거래·결제 설비와 예탁결제원이 준비 중인 보관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2분기에는 금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상장지수펀드도 유가증권 형태로 처음 소량 매입했다.
한은의 금 보유량은 올해 7월 104.4t으로, 국제통화기금과 유럽중앙은행을 제외한 중앙은행 가운데 39위 수준이다. 2011년 40t, 2012년 30t, 2013년 20t을 추가한 뒤 보유량은 변하지 않았고 외환보유액 내 비중도 3.5%에 머물렀다. 낮은 유동성, 큰 가격 변동성, 이자·배당 부재와 보관 비용을 이유로 추가 매입에 신중했던 한은은 지정학적 위험 증가와 최근 금값 하락, 주요국보다 낮은 보유 비중을 함께 고려해 중장기 확대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국내 생산 금 외의 매입 경로도 열어둘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