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대표기도, 선교 현장에서 예전으로
핵심 요약
한국교회의 대표기도는 서구 목회기도가 초기 선교 환경과 전통문화를 만나 형성된 예배 관행이다. 선교사의 언어 장벽과 목회자 부족, 장로를 영적 어른으로 받아들인 문화가 정착 배경으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회중의 능동적 참여를 강조해 회중기도나 기도인도라는 명칭도 사용되고 있다.
한국교회 공예배에서 장로나 평신도 지도자가 회중의 기도를 이끄는 대표기도는 서구 교회의 목회기도가 국내 초기 선교 환경과 전통문화에 맞춰 변화한 예배 관행이다. 세계 기독교 역사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전통으로, 목회자 중심이던 기도 순서에 평신도가 참여하는 형태로 정착했다.
대표기도의 뿌리인 목회기도는 종교개혁 이후 장로교를 비롯한 개혁주의 예배에서 목회자가 맡던 순서였다. 성도들의 영적·육체적 형편을 아는 목회자가 공동체를 품고 기도하는 고유한 역할이었다. 그러나 초기 선교사들은 원고를 읽는 것과 달리 눈을 감고 긴 한국어 기도를 즉흥적으로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회중의 사정을 잘 아는 한국인 조사나 장로에게 기도를 맡겼다.
급격히 늘어난 성도 수에 견줘 안수받은 목회자가 부족했던 상황도 대표기도 정착에 영향을 줬다. 순회 목회자가 방문하지 못하는 주일에는 지역 교회의 영적 지도자인 장로가 예배를 인도하고 기도했으며, 이 관행은 점차 예전의 한 순서로 굳어졌다. 문중의 대소사에서 존경받는 연장자가 공동체를 대표하던 유교적 문화 역시 장로가 성도들의 애환을 품고 기도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고 권위 있게 받아들이는 토대가 됐다.
이 같은 형성 과정을 거친 대표기도는 모든 신도가 능동적으로 예배에 참여한다는 신학적 의미를 갖게 됐다. 다만 만인제사장 교리에서 하나님과 신자 사이의 참된 중보자는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도자는 회중을 대신하는 사람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마음을 모으도록 앞에서 이끄는 역할로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대표기도 대신 회중기도나 기도인도라는 명칭을 쓰는 교회도 늘고 있으며, 회중 역시 기도를 감상하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보태 함께 참여하는 태도가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