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혐오표현 대응 기준 마련 요구 확산
핵심 요약
학교 혐오표현의 개념과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하고 국가 차원의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학생들의 장난 인식과 SNS 반복 노출, 교사들의 정치적 중립 부담이 현장 지도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교육부 기본 방향과 시도교육청 공동 기준, 현장 지침 및 단계별 대응체계 마련이 과제로 제시됐다.
배재고 야구부의 지역 비하 논란을 계기로 청소년 사이에 퍼진 혐오표현을 막기 위한 공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교육 현장에서 제기됐다. 혐오표현의 개념과 판단 기준을 먼저 분명히 세우고, 학교별 지도에 맡기기보다 국가 차원의 예방·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학생들이 문제 표현을 장난이나 친밀감의 표시로 받아들이고 교사들은 정치적 논란을 우려해 교육을 주저하는 현실도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제1소회의실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토론회를 열었다. 서울 미동초 홍승희 교사는 피해가 명확하면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학생이 발언 자체를 부인하거나 재미로 했다고 해명할 경우 지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중립 의무에 대한 부담으로 교사들이 논쟁적인 주제를 스스로 피하는 상황도 전했다. 배재고 징계 사유에 경기 피해가 언급된 점을 들어 혐오표현 자체를 다룰 규범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참여단 신지혜 공항고 학생은 혐오표현이 학생들 사이에서 친밀감과 소속감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고, SNS를 통한 반복 노출이 이런 인식에 영향을 준다고 진단했다. 충분한 교육이 없으면 다른 사람의 처지를 고려하고 공감하는 경험을 쌓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태은 인권위 차별시정총괄과 조사관은 표현 사례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을 차별 대상과 분리하는 타자화를 경계하도록 교육해야 하며, 교육공동체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백기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올해 초 실시한 조사에서 교사의 89.8%가 학교 내 혐오표현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이 2017년 차별 없는 학교 문화 조성 방안을 안내했지만 정책의 지속가능성은 충분히 확보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교육부에는 학교 내 혐오·차별표현 예방과 대응의 기본 방향을 세우고 시도교육청 범부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실태조사 공동 기준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차별표현의 개념과 판단 기준, 표현의 자유와의 관계를 담은 지침과 단계별 대응체계도 국가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