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해법, 처벌보다 회복에 초점 맞춰야
핵심 요약
학교폭력 대응이 처벌에 치우치면서 아이들의 심리적 회복이 밀려나고 있다. 온라인 저격글과 은밀한 따돌림 등 폭력의 형태가 교묘해지고 갈등 조정 능력은 약화됐다. 학교 밖 관계망을 넓히고 교사와 학부모가 협력해 회복과 일상 복귀를 도와야 한다.
10년 차 현직 교사 김한준은 학교폭력 대응이 가해 학생에 대한 강한 처분이나 사건의 조기 종결에 치우치면서 정작 당사자인 아이들의 심리적 회복이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간 ‘이것도 학교폭력인가요?’에는 처벌 중심의 시선에서 벗어나 피해 학생의 일상 복귀와 가해 학생의 계도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담겼다.
최근 학교폭력은 신체적 괴롭힘과 노골적인 따돌림을 넘어 온라인 저격글이나 대화를 은근히 피하는 방식처럼 음성적·사이버 폭력의 형태로 변화했다. 갈등이 생기면 학부모가 교육청 심의위원회의 강한 처분을 요구하거나 학교장 종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사를 아동학대로 고소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김 교사는 교육청 전담 부서가 사법기관은 아니며, 심의 절차의 목적 역시 단죄에만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소한 다툼까지 심의 절차로 이어지는 배경에는 아이와 어른 모두 갈등을 건강하게 조정하는 방법을 충분히 익히지 못한 현실이 자리한다. 싫은 일을 거절하고 자신의 입장을 조리 있게 설명하며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는 과정 대신 감정적 대립이 앞선다는 진단이다. 학교라는 좁고 닫힌 공간에서 형성된 또래 집단의 질서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가 폭력에 노출되기 쉽다는 점도 위험 요소로 제시됐다.
대안으로는 스포츠클럽이나 청소년센터 등 방과 후 활동을 통해 같은 반 친구들과 겹치지 않는 새로운 관계망을 만드는 방안이 제시됐다. 학교 밖의 다양한 사회를 경험하면 특정 또래 집단의 통제에 흔들리지 않고 갈등에 대응할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다는 취지다. 교사와 학부모도 가정과 교실에서 보이는 아이의 모습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협력해야 한다. 강한 처분의 순간적 만족보다 상처 치유와 관계 회복, 갈등 극복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일이 학교폭력 대응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