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 증조부 논란, 해명 넘어 역사 인식 쟁점으로
핵심 요약
하영의 증조부가 의사 안상호로 확인되며 과거 친일 행적 의혹이 제기됐다. 조부 안부호 교수는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센병 치료에 힘쓴 인물로 알려졌다. 논란은 조상의 책임을 넘어 하영 측의 구체적인 해명과 역사 인식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배우 하영의 증조부가 의사 안상호로 확인되면서 그의 과거 행적을 둘러싼 친일 의혹이 불거졌다. 소속사는 지난 10일 가족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제기된 의혹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부인했다. 논란은 조상의 행적만으로 후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는 문제와 별개로, 하영이 그동안 방송과 인터뷰에서 4대째 이어진 의사 집안을 강조해 온 만큼 관련 역사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로 번지고 있다.
안상호는 1902년 일본에서 의학 전문 교육을 받고 자격을 취득했으며, 1904년 귀국해 종로3가에 진료소를 열었다. 1919년에는 일본인 의료진과 함께 고종을 진료한 기록도 남아 있다. 이후 일본식 생활 양식을 강조한 것으로 소개된 과거 기록과 다큐멘터리 내용이 다시 주목받으며 친일 행적 의혹이 제기됐다. 하영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공개된 자료의 어떤 대목이 사실과 다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 해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하영의 조부는 한센병 치료와 임상병리학 발전에 힘쓴 안부호 교수로 알려졌다. 경성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안 교수는 전남대 의대 병리학 교실 교수로 재직했으며, 1949년부터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센병 퇴치와 환자 치료에 헌신했다. 한편 소록도에서는 1916년부터 일제에 의해 환자 강제 수용이 시작됐고, 1970년대까지 강제 격리와 불임 수술·낙태가 지속됐다. 단종 수술은 1992년까지 이어졌으며 피해자들은 2013년 국가배상 소송에서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았다.
조부의 의료 활동은 그 자체로 평가할 사안이지만, 증조부를 둘러싼 의혹의 사실관계를 대신 해명해 주지는 못한다. 하영 개인에게 증조부의 행적에 대한 책임을 그대로 지우는 것은 연좌제라는 반론도 나온다. 다만 2019년 데뷔한 뒤 가족의 의료계 이력을 여러 차례 자랑스럽게 소개해 온 만큼, 단순 부인에 그치지 않고 확인된 기록과 자신의 역사 인식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하영은 오는 14일 넷플릭스 ‘이런 엿같은 사랑’ 인터뷰에서 취재진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