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 부친 해명, 인용 인물·역사 용어로 역풍
핵심 요약
하영의 부친이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의혹을 해명했지만 인용 근거와 역사 용어를 둘러싼 비판이 커졌다. 해명에 활용된 서적의 저자 정구충은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됐으며 일제 전쟁 참여를 독려한 글도 남겼다. 하영 측은 안상호가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등재된 기록이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를 둘러싼 친일 행적 의혹에 부친 A씨가 지난 10일 직접 해명했지만, 논란은 오히려 확대됐다. A씨가 고종 독살설을 부인하는 근거로 제시한 서적의 저자가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인물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데다, 일제의 국권 침탈을 설명하면서 식민주의적 용어를 사용해 역사 인식에 대한 비판까지 불거졌다.
A씨는 가족이 안상호의 친일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한 배경으로 의친왕과의 관계를 들었다. 이어 의료사 서적 ‘한국 의학의 개척자’를 거론하며 저자 정구충이 의친왕에게 직접 들었다는 이야기를 토대로 안상호에게 제기된 고종 독살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정구충은 1937년 조선군사후원연맹 평의원, 1938년 조선지원병제도제정축하회 발기인, 1939년 배영동지회 평의원을 맡았고, 1941년 조선임전보국단 발기인과 평의원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정구충은 일제의 전쟁에 조선 청년의 참여를 독려하는 글도 남겼다. 1943년 11월 26일 매일신보에 ‘학병이여 잘 싸워라’를 실었으며, 같은 해 12월 잡지 ‘춘추’에는 ‘출진하는 청년학도에게 고함-역사적 조류를 타라’를 기고했다. 이 같은 이력이 알려지자 친일 행적이 기록된 인물의 주장을 해명 근거로 삼은 것이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A씨가 1910년 국권 피탈을 ‘한일합방’으로 표현한 점도 반발을 키웠다. 해당 용어는 일제가 침략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했으며, 공교육과 표준 사학계에서는 강제성을 드러내는 ‘국권 피탈’ 또는 ‘한일 강제 병합’을 사용한다. 논란은 하영이 지난 7일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증조부가 일본 유학 뒤 한양에 최초의 서양식 병원을 열고 고종을 진료했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하영 측은 처음에는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했으나, 이후 안상호가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등재된 기록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입장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