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즈상 수상자들, AI 수학 난제 경쟁에 경계 목소리
핵심 요약
필즈상 수상자 25명이 AI 수학 난제 해결 경쟁의 부작용을 경고했다. 수학의 성과는 정답뿐 아니라 발표·토론·정리의 과정에서 축적된다고 강조했다. 오픈AI의 나비에-스토크스 문제 해결 발표 뒤 연구 모방·도용 의혹도 제기됐다.
한국계 수학자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비롯한 필즈상 수상자 25명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수학 난제 해결 경쟁이 학문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의 공동서한을 냈다. 이들은 ‘수학과 인공지능’ 웹페이지에 공개한 글에서 AI 기업과 수학계가 추구하는 목표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난제를 푸는 일을 성능을 겨루는 지표처럼 다루는 흐름이 수학의 발전 방식과 충돌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공동서한은 유명 난제의 해결이 수학계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일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수학의 핵심 목적을 규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해답의 유무보다 풀이 과정에서 연구자들이 발표하고 토론하며 정리를 다듬는 일이 중요하며, 이는 시간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을 필요로 한다는 설명이다. 단순한 정답 판별과 속도에 집중하는 AI 활용은 이런 토양을 훼손하고, 표절 문제나 수학자들 사이의 지적 연결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서한에는 1978년 필즈상 수상자인 피에르 들리뉴부터 올해 수상자인 덩위까지 역대 수상자 25명이 이름을 올렸다. 2022년 수상자인 허 교수도 참여했다. 이들은 AI가 수학 연구와 이해를 높이고 가속할 잠재력이 있으며 전문 수학자들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기술이 해당 분야에 이로울지 파괴적 결과를 낳을지는 신기술을 통제하는 이들의 선택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동서한은 오픈AI가 수학계의 대표 난제 가운데 하나인 나비에-스토크스 문제를 88시간 만에 풀었다고 발표한 뒤 나왔다. 이 작업에는 수천 개의 AI 에이전트가 투입됐고, 에이전트들은 약 270만 개의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약 1300억 개 토큰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정에서는 미국 뉴욕대 쿠란트 수리과학연구소의 트리스탄 벅매스터 교수와 앤트로픽 수학자 레벤트 알푀게의 최근 연구를 모방하거나 도용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