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세포 정체성 유지하며 노화 지표 30년 낮췄다
핵심 요약
부분적 리프로그래밍을 적용한 피부 섬유아세포에서 일부 노화 지표가 약 30년 낮아졌다. 세포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 콜라겐 생성 관련 기능도 젊은 세포 수준에 가까워졌다. 배양 세포 실험인 만큼 사람의 피부에 직접 적용하려면 안전한 기술과 임상 검증이 필요하다.
노화한 사람의 피부 섬유아세포를 완전히 초기화하지 않고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실험에서 생물학적 나이를 나타내는 일부 지표가 약 30년 낮아지는 변화가 확인됐다. 김홍석 보스피부과의원 원장이 소개한 2022년 영국 바브라함연구소 연구로, ‘53세 피부가 23세가 됐다’는 의미보다는 세포의 여러 분자적 노화 지표가 30년가량 젊은 방향으로 이동했다는 설명이 정확하다.
실험 대상은 사람 피부의 진피에서 콜라겐과 히알루론산 등을 만드는 섬유아세포였다. 피부 탄력과 재생에 중요한 이 세포는 나이가 들수록 기능과 생산성이 떨어진다. 연구진은 세포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DNA에 축적되는 화학적 변화인 메틸화 패턴을 분석하는 ‘후성유전학적 시계’를 활용했다. 분석 결과 노화 지표가 낮아졌을 뿐 아니라 콜라겐 생성과 관련된 기능도 젊은 세포 수준에 가까워졌다.
실험에는 성숙한 세포를 원시적인 상태로 되돌리는 ‘야마나카 인자’가 사용됐다.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는 2006년 특정 인자를 이용해 이미 분화한 세포를 초기 상태에 가깝게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이 인자들은 이후 세포 리프로그래밍 연구의 핵심 요소가 됐다. 다만 세포를 완전히 초기화하면 본래의 기능과 정체성까지 잃을 수 있어, 피부세포를 지나치게 되돌릴 경우 피부세포로서의 성질이 사라질 위험이 있다.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피하기 위해 초기화 과정을 일정 단계에서 멈추는 ‘부분적 리프로그래밍’을 적용했다. 피부세포라는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노화와 관련된 특징만 되돌리는 방식이다. 이번 결과는 나이를 나타내는 수치뿐 아니라 실제 세포 기능에도 변화가 나타났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배양한 세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여서 사람의 얼굴이나 피부를 30년 젊게 만드는 기술로 곧바로 해석할 수는 없다. 향후 사람에게 안전하게 적용할 기술이 개발돼야 노화 지연을 넘어 노화 역전 가능성을 논의할 수 있다.